[이젠 서비스산업이다] (4)독일 … 대형 국제 전시회만 年 14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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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독일 라인강변의 현대식 도시 쾰른.초대형 전시관인 '메세쾰른'에서 현대미술전시회가 열렸다.
11월은 전시컨벤션 산업의 비수기.바깥 날씨는 싸늘했지만 전시관 내부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10만명 방문객의 열기로 가득찼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왔다는 로날드 소리아노는 "쾰른메세의 아트페어를 찾아오는 게 연례행사처럼 돼 버렸다"며 "매년 올 때마다 수준 높은 전시작품과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새롭기만 하다"고 감탄사를 터뜨렸다.
메세쾰른의 전시 면적은 28만4000㎡.한국 킨텍스(5만4000㎡)의 5배 규모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독일에서 명함도 못 내민다.
메세프랑크푸르트의 전시 면적은 킨텍스의 6배이고,메세하노버는 무려 9배다.
뿐만 아니다.
베를린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뮌헨 등 전국 20여개 도시에 포진해 있는 초대형 전시관들이 전 세계 관람객들을 쉴 새 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전시산업 선발주자 독일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일정 기준 이상의 국제전시회는 141개.15만8060개의 기업과 970만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였고 이들은 100억유로(약 12조원)를 독일 땅에 떨어뜨리고 돌아갔다.
간접적인 생산효과는 230억유로(27조원)에 달한다.
전시회가 만들어낸 일자리도 약 25만개에 이른다.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밀라노 등도 유럽 대륙에서 주요 국제전시회 개최지로 꼽히지만 독일은 전국적으로 전시산업이 고루 발달해 있다.
지리·역사·산업구조상 전시산업을 발달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데다 '선점효과'까지 톡톡히 활용한 덕분이다.
현대적인 형태의 전시회가 이미 1800년대 말~19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데다 지방분권이 잘 돼 있어 시·주정부가 세계2차 대전이 끝나자마자 전시장 인프라에 뛰어들었다.
유럽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해 고속도로와 철도로 사람과 상품이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점이나 세계 100대 금융회사와 은행이 빠짐없이 모여 있는 만큼 독일 주재 외국 기업이 많은 것도 전시산업 발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최고 전략과 틈새 전략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시산업의 성장성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그러나 독일의 전시산업만큼은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TNS가 지난해 독일 전시회에 참여한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응답기업의 15%만이 전시회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기업들로선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늘 느낀다고 한다.
그만큼 독일 전시회의 명성은 막강하다.
세계 10대 전시회 가운데 5개가 이곳에서 개최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노버에서 열리는 종합전자전시회 세빗(CeBIT),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뒤셀도르프 의료기기전시회,프랑크푸르트 생활용품전,베를린 섬유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자잘한 전시회를 도외시하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틈새전략이다.
지난 11월 초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여행박람회에는 터키 모로코 이집트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 지역의 리조트 및 항공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겨울철 크리스마스 휴가와 내년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유럽인들에겐 안성맞춤인 전시회여서 개인 방문객이 유난히 많았다.
메세프랑크푸르트 레오니 플립센 씨는 "부동산 투자,섹스산업,보트와 여행용 트레일러,서적 등 독일에서 전시회 아이템이 안 되는 것은 없다"며 "지자체와 전시기획자,기업들이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전시회를 발전시켜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국제화
독일 전시산업의 가장 큰 성공요소는 단연 국제화다.
독일무역박람회산업협회(AUMA)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의 53%는 해외 업체다.
바이어와 관람객도 전 세계에 고루 퍼져 있다.
그렇다면 외국 기업과 방문객을 어떻게 꾸준히 유치하고 있는 걸까.
전통이 오래된 전시회일지라도 매년 질적 수준을 혁신하려는 주최측의 노력이 비결이다.
쾰른미술전시회에서 만난 박여숙갤러리의 박여숙 대표는 "40회를 맞은 이 전시회는 올해 화랑 30개(전체 참여화랑 185개)를 과감히 잘라내 버렸다"며 "최근 몇 년간 스위스 바젤이나 미국 시카고쇼,프랑스 파리의 피악(FIAC)과의 경쟁에서 밀린다고 판단되자 취한 경쟁력 강화책"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국제화는 전시회 자체뿐만 아니라 전시관련 업체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올해 독일 밖에서 열린 해외전시회 가운데 192건을 독일 전시전문 기업이 주관했다.
3년 전에 비해 50%가 늘어난 것이다.
독일 정부도 올해 자국 전시기업의 해외전시회 지원을 위해 3600만유로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쾰른·프랑크푸르트(독일)=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11월은 전시컨벤션 산업의 비수기.바깥 날씨는 싸늘했지만 전시관 내부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10만명 방문객의 열기로 가득찼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왔다는 로날드 소리아노는 "쾰른메세의 아트페어를 찾아오는 게 연례행사처럼 돼 버렸다"며 "매년 올 때마다 수준 높은 전시작품과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새롭기만 하다"고 감탄사를 터뜨렸다.
메세쾰른의 전시 면적은 28만4000㎡.한국 킨텍스(5만4000㎡)의 5배 규모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독일에서 명함도 못 내민다.
메세프랑크푸르트의 전시 면적은 킨텍스의 6배이고,메세하노버는 무려 9배다.
뿐만 아니다.
베를린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뮌헨 등 전국 20여개 도시에 포진해 있는 초대형 전시관들이 전 세계 관람객들을 쉴 새 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전시산업 선발주자 독일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일정 기준 이상의 국제전시회는 141개.15만8060개의 기업과 970만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였고 이들은 100억유로(약 12조원)를 독일 땅에 떨어뜨리고 돌아갔다.
간접적인 생산효과는 230억유로(27조원)에 달한다.
전시회가 만들어낸 일자리도 약 25만개에 이른다.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밀라노 등도 유럽 대륙에서 주요 국제전시회 개최지로 꼽히지만 독일은 전국적으로 전시산업이 고루 발달해 있다.
지리·역사·산업구조상 전시산업을 발달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데다 '선점효과'까지 톡톡히 활용한 덕분이다.
현대적인 형태의 전시회가 이미 1800년대 말~19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데다 지방분권이 잘 돼 있어 시·주정부가 세계2차 대전이 끝나자마자 전시장 인프라에 뛰어들었다.
유럽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해 고속도로와 철도로 사람과 상품이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점이나 세계 100대 금융회사와 은행이 빠짐없이 모여 있는 만큼 독일 주재 외국 기업이 많은 것도 전시산업 발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최고 전략과 틈새 전략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시산업의 성장성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그러나 독일의 전시산업만큼은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TNS가 지난해 독일 전시회에 참여한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응답기업의 15%만이 전시회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기업들로선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늘 느낀다고 한다.
그만큼 독일 전시회의 명성은 막강하다.
세계 10대 전시회 가운데 5개가 이곳에서 개최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노버에서 열리는 종합전자전시회 세빗(CeBIT),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뒤셀도르프 의료기기전시회,프랑크푸르트 생활용품전,베를린 섬유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자잘한 전시회를 도외시하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틈새전략이다.
지난 11월 초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여행박람회에는 터키 모로코 이집트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 지역의 리조트 및 항공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겨울철 크리스마스 휴가와 내년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유럽인들에겐 안성맞춤인 전시회여서 개인 방문객이 유난히 많았다.
메세프랑크푸르트 레오니 플립센 씨는 "부동산 투자,섹스산업,보트와 여행용 트레일러,서적 등 독일에서 전시회 아이템이 안 되는 것은 없다"며 "지자체와 전시기획자,기업들이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전시회를 발전시켜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국제화
독일 전시산업의 가장 큰 성공요소는 단연 국제화다.
독일무역박람회산업협회(AUMA)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의 53%는 해외 업체다.
바이어와 관람객도 전 세계에 고루 퍼져 있다.
그렇다면 외국 기업과 방문객을 어떻게 꾸준히 유치하고 있는 걸까.
전통이 오래된 전시회일지라도 매년 질적 수준을 혁신하려는 주최측의 노력이 비결이다.
쾰른미술전시회에서 만난 박여숙갤러리의 박여숙 대표는 "40회를 맞은 이 전시회는 올해 화랑 30개(전체 참여화랑 185개)를 과감히 잘라내 버렸다"며 "최근 몇 년간 스위스 바젤이나 미국 시카고쇼,프랑스 파리의 피악(FIAC)과의 경쟁에서 밀린다고 판단되자 취한 경쟁력 강화책"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국제화는 전시회 자체뿐만 아니라 전시관련 업체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올해 독일 밖에서 열린 해외전시회 가운데 192건을 독일 전시전문 기업이 주관했다.
3년 전에 비해 50%가 늘어난 것이다.
독일 정부도 올해 자국 전시기업의 해외전시회 지원을 위해 3600만유로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쾰른·프랑크푸르트(독일)=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