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급락 … 920원선까지는 충격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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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하던 연말 증시에 환율 변수가 예기치 않은 복병으로 등장했다.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930선이 깨지는 등 9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주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앞으로 급락세를 보이지 않는 한 증시 전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 년 새 한국 증시를 이끄는 대표 종목군이 내수 관련주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출주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3.40포인트 오르는 강세로 마감됐다. 하지만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920원 선 밑으로까지 떨어지면 주식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 수출주 악영향,내수주 수혜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등 수출 관련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지난 5월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1.53% 떨어진 것을 비롯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기술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 기아차도 약보합으로 마감됐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주들도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환율 하락 수혜주인 한국전력은 1.54% 올랐으며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 하락이 이득이 되는 CJ 농심 등 음식료 관련주도 강세였다. 원자재를 수입해 쓰는 철강주도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주에 대해선 보수적인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조선주나 업종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IT주에 비해 자동차주가 환율 변수에 더 민감하다"며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 자동차주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다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수출주가 여전히 싸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수출주가 되살아나기 전에는 인수·합병(M&A)주나 자산주 턴어라운드주 등 주변 테마주가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920원 선 밑이면 충격 불가피
환율 하락이 증시 전체에는 반드시 악재 요인은 아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100위 종목 가운데 내수주 점유율이 54.5%로 수출주를 앞서고 있다"며 "과거처럼 환율 급변동이 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4년 말 이후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는 줄곧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환율이 지난 5월 저점인 920원 선을 하향 이탈하면 투자심리 측면에서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달러 환율의 동반 하락은 위안이 되나 중국당국이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을 용인하는 분위기여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조 부장은 "환율이 920원 선 밑으로 떨어지면 수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져 주식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 수출주 악영향,내수주 수혜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등 수출 관련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지난 5월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1.53% 떨어진 것을 비롯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기술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 기아차도 약보합으로 마감됐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주들도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환율 하락 수혜주인 한국전력은 1.54% 올랐으며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 하락이 이득이 되는 CJ 농심 등 음식료 관련주도 강세였다. 원자재를 수입해 쓰는 철강주도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주에 대해선 보수적인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조선주나 업종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IT주에 비해 자동차주가 환율 변수에 더 민감하다"며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 자동차주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다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수출주가 여전히 싸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수출주가 되살아나기 전에는 인수·합병(M&A)주나 자산주 턴어라운드주 등 주변 테마주가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920원 선 밑이면 충격 불가피
환율 하락이 증시 전체에는 반드시 악재 요인은 아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100위 종목 가운데 내수주 점유율이 54.5%로 수출주를 앞서고 있다"며 "과거처럼 환율 급변동이 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4년 말 이후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는 줄곧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환율이 지난 5월 저점인 920원 선을 하향 이탈하면 투자심리 측면에서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달러 환율의 동반 하락은 위안이 되나 중국당국이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을 용인하는 분위기여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조 부장은 "환율이 920원 선 밑으로 떨어지면 수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져 주식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