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부오나비스타 지역의 인시아드(INSEAD) 아시아캠퍼스.세계 굴지의 비즈니스 스쿨인 프랑스 인시아드가 2000년 해외에 첫 설립한 분교다.

이 캠퍼스에 들어서면 먼저 무척이나 개방적이고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시원한 통유리가 벽을 대신하고 있는 6층 짜리 건물부터가 그렇다.

그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도서관과 스터디룸의 학생들도 '인종 박물관'이 따로 없다할 정도로 다양하다.

애닐 가바 아시아캠퍼스 학장은 "한 나라 출신이 한 교실에 10%를 넘지 못하도록 엄격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소개했다.

얼마나 다민족 학생으로 구성돼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시각과 관점의 다양성,폭넓은 이론을 포용하는 개방성이 인시아드의 강점이다.

"싱가포르는 이제 아시아 기업의 글로벌화,서구 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위한 인재 충원 전초기지라 할 수 있습니다."

2003년 인시아드 아시아 캠퍼스를 졸업한 데이비드 앙리(33·삼성아시아 마케팅담당 부장)의 말대로 아시아의 잠재력에 매혹된 유럽 등 서구의 수많은 학생들이 싱가포르로 몰려들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도 이곳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핵심에 인시아드 아시아캠퍼스가 서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인시아드 아시아캠퍼스가 기업 중견 간부들을 위해 개설한 이그제큐티브 MBA(EMBA)에는 35개국에서 온 150명의 교수 요원들이 90여개국에서 일하는 100개 국가 출신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동서양이 만나는 싱가포르의 입지적 매력에 싱가포르의 강력한 교육 허브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리콴유 전 총리가 프랑스 인시아드를 두 번이나 방문하면서 유치에 공을 들인 진정한 이유이자 싱가포르 '교육 허브' 정책의 최종 목표다.

싱가포르는 2002년 '글로벌 스쿨하우스' 프로그램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해외 유수 교육기관 유치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인시아드나 시카고 비즈니스 스쿨처럼 캠퍼스를 직접 개설한 곳 외에도 공동학위제를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MIT 와튼스쿨 조지아공대 아인트호벤공대 뮌헨공대 스탠퍼드대 등이 그런 곳이다.

일류 학교가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학생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외국인 학생은 모두 7만2000명.1년 전보다 6000명 늘어난 숫자다.

2015년에는 15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싱가포르 인구(435만명)의 3.5%에 해당한다.

리서치 회사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교육 서비스 시장 규모는 1303억달러.매년 7~8%대의 성장세를 이어가 2009년에는 1627억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특히 아시아에서 국제적인 고등교육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한껏 기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세계 고등교육 수요의 70%를 아시아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이 중 상당수 학생을 싱가포르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케네스 탄 경제개발청(EDB) 교육서비스 국장은 "작년 정부가 종합대학에 다니는 학생 한 명당 지출한 돈은 1만7600싱가포르달러(1060만원),고등학교의 경우에는 1만300싱가포르달러(620만원)였다"며 "지출 규모는 매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외국 대학뿐 아니라 싱가포르국립대(NUS) 등 싱가포르 자체 대학 3곳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늘려 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주거나 등록금을 융자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총 3만1000여명의 학생 중 외국인 유학생은 77개국,8600명에 이른다.

NUS는 이미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22위의 대학이다.

싱가포르=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