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도 세컨드 라이프로 몰려들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가꾸려는 기업들엔 세컨드 라이프가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제조기업들은 주로 신제품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고 서비스기업들은 현실세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출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인텔 아디다스 IBM 도요타자동차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게임산업의 새 전략에 관한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기자회견에 나설 최고경영진의 아바타를 만들어 올렸다.

미국의 웰스파고은행은 은행의 상징물인 '스테이지코치'란 이름의 섬을 만들었다.

여기서 아바타들은 가상의 현금인출 기계에서 린든 달러(린든랩이 만든 가상화폐)를 뽑을 수 있다.

개인의 소비금융 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호텔·리조트 체인인 스타우드도 최근 새 호텔을 지었다.

아디다스는 신제품 마케팅에 열중이다.

IBM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 사람을 이곳에 파견해 돌아다니며 경험토록 하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기자를 상주시키며 취재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세컨드 라이프의 섬 하나를 빌렸다.

여기서 음악 페스티벌과 파티를 열고 있다.

현재 이 가상의 공간에서 사는 사람의 평균 나이는 32세.이 사실에 많은 기업들이 열광하고 있다.

30대 초반 연령대 소비자들의 욕구(needs)는 시장을 좌우한다.

세컨드 라이프에선 많은 연령대가 섞여 있는 현실 시장보다 이들의 욕구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세컨드 라이프에 둥지를 튼 최초의 자동차 회사다.

도요타는 이곳에서 시온(Scion) 브랜드의 가상공간용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아바타들이 자신들의 차를 맞춤 주문하고 다시 시장에 내다 팔면서 시온 브랜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것이 현실 시장의 판매 확대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사람들이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완벽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도요타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도요타를 세컨드 라이프로 이끈 밀리언즈 오브 어스란 회사의 로이벤 슈타이거 사장은 "세컨드 라이프 시민들은 시온이 회전을 어떻게 하고 기어변속 때 어떤 소리를 내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아바타들의 주문에 따라 앞으로 실제 세계에서 시온 브랜드를 어떻게 변화시켜 가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이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도요타의 마케팅 담당자 애드리안 시가 말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의 상품 광고는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곳에서 광고를 잘 하려면 실제 20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디자이너들이 훌륭한 가상의 직원들을 창조해내는 데 들어가는 돈이다.

슈타이거 사장은 "전통적인 광고는 앞으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고 지배력도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컨드 라이프 광고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