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음료수나 담배를 사면서 신용카드를 꺼내면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점원이 "현금이 없냐"고 묻기라도 하면 내 돈으로 물건을 사면서도 불쾌해지게 마련이다.

내년부터는 이런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휴대폰에 내장된 모바일카드로 간편하게 소액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지불 솔루션 업체인 하렉스인포텍은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휴 조인식을 갖고 내년 2월부터 BC모바일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사,이동통신사,가맹점,이용자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용카드사

비씨카드는 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소액결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BC모바일카드 서비스의 강점은 무승인 방식을 채택,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승인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래는 건별로 승인을 받게 돼 있어 수수료 부담 때문에 모바일카드 소액결제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소액결제가 이뤄질 경우 카드사측에 손해가 발생한다면 서비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BC모바일카드의 경우엔 결제 당시엔 승인받지 않고 나중에 여러 건을 한꺼번에 승인받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수수료 부담이 크지 않다.

이동통신사

BC모바일카드 발급 및 관리가 이동통신망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새로운 수익이 생길 수 있다.

우선 카드사와의 공동 마케팅에 따른 수익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객이 모바일카드로 결제할 때,또 카드사가 무선으로 카드를 발급하거나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데이터통화료 수입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3세대 이동통신을 이용해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이통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가맹점

고객이 대금을 치르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현금결제 때와는 달리 계산대 점원이 잔돈을 헤아리지 않아도 된다.

비씨카드와 이동통신 3사는 공동 마케팅을 통해 가맹점을 꾸준히 늘리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위주로 가맹점을 매년 15만개 이상 확충할 계획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전국 250만 비씨카드 가맹점 가운데 고객이 많은 대형 할인점 등이 모바일카드 결제 단말기 도입에 적극적"이라며 "소액결제가 많은 편의점 등에도 모바일카드 결제 단말기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용자

금액이 크지 않아 신용카드를 꺼내기 곤란한 상황에서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어 편리해진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 이 서비스에 가맹한 점포에서는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대금을 치를 수 있다.

특히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어느 이동통신사 가입자든 비씨카드 창구에서 신청하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결제할 때 비밀번호를 누르기 때문에 누군가 몰래 대금을 휴대폰으로 결제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는 비씨카드에 신고하면 모바일카드 서비스가 즉각 정지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