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잠룡'(潛龍)으로 꼽히는 천정배 의원이 정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당에 복귀한 뒤 통합신당 창당을 주장하며 여권의 정계개편 논의를 이끈 데 이어 최근에는 연일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등 노무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

천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냄으로써 노 대통령과 확실히 선을 긋는 한편 앞으로 진행되는 여권의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천 의원은 지난 17일 경북대 초청 강연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라인을 쇄신하고 시스템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참여정부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부동산 문제뿐 아니라 교육과 고용,복지와 기득권 타파 등에 대해 두루 언급해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천 의원은 또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정부의 11·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부동산 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분양원가 공개 방안이 어정쩡하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자신이 직접 부동산 관련 토론회까지 열어가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질타하기도 했다.

천 의원은 오는 21일 전남대 강연과 22일 재경 광주일고 동문 모임 강연에서도 현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