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최근 정책공약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며 '콘텐츠'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라를 어떤 식으로 이끌겠다는 큰 틀의 방향에서 '키워드'도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주자들은 각기 색깔에 맞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상대방과 치열한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박정희식 경제발전

박 전 대표는'조국·선진'이라는 단어를 자주 던지며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결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아버지가 바라던 선진강국의 불꽃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라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선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꿈꿔 왔던 조국 대한민국과 아버지의 꿈을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한국엔지니어링클럽협회 초청 강연에서 "아버지처럼 과학기술 발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희식 개발'을 차용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지도자란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가 늘 주장하는 튼튼한 안보,작은 정부 큰시장,규제 철폐 등은 '조국·선진'이란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으로 볼 수 있다.

○CEO리더십 부각

이 전 시장은 건설·추진이라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를 국가경영에 접목시키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과학도시 건설'이라는 대표적인 두 프로젝트를 내세워 이미 대선 승부수를 던진 양상이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과연 실현 가능할까'라는 일각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추진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대 강연에서 "꿈만 있고 실천력이 없으면 '백일몽'이고 꿈도 없이 일만 벌이는 것은 '악몽'일 뿐"이라고 역설했다.

현대건설 신화와 청계천 복원 등의 이력으로 비춰봤을 때 자신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포석이다.

당내 대선경쟁자들과 차별화하면서 '경제 대통령'이미지를 도드라지게 하려는 뜻도 있다.

강연에서 "국가도 경영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경제에 방점을 두려는 의지가 실려있다.

○여야 부동산 공동 대처

손 전 지사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서민에게 확고한 믿음을 줘야 한다"며 "대선주자를 포함한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협의하고,공동 대처하자"고 주장했다.

종부세 과표를 올리고 양도세 부담을 완화시키는 한나라당의 방안에 대해 "있는 자를 대변해서는 안 된다"며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던 그는 "서민과 일반 무주택자 등에 대해 적극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충고를 빼놓지 않았다.

민심 대장정으로 이어져 온 자신의 '서민 색채'를 분명히 하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9일부터 2차 민심대장정에 오른 그가 일자리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또 '미래'라는 말을 자주 내놓는다.

지난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손학규가 한나라당의 미래"라고 했다.

2차 민심대장정을 '비전 투어'로 이름지은 것은 이런 차원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