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급등세를 탔던 서울·수도권 집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대책의 파급효과를 지켜보자며 매수 시기를 늦추는 실수요자들이 늘면서 호가 급등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지역의 집값은 0.77% 올랐다.

이는 지난주(1.26%)에 비해 상승률이 0.49%포인트나 내려 앉은 수치로 이달 들어 주간으로 1% 넘게 뜀박질하던 집값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노원구 1.26% △도봉구 1.22% △구로구 1.17% 등 비(非)강남권의 집값 오름폭이 여전히 컸지만 지난주에 비해서는 0.31~0.45%포인트씩 상승폭이 낮아졌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3개구의 집값 상승률도 0.56~0.91%로 모두 1%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그동안 집값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주 (1.99%)의 절반 수준인 0.91%까지 떨어져 주목된다.

5개 신도시 역시 모두 집값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지난주 분당을 제외한 4개 신도시가 1%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과 달리 이번 주에는 △일산 0.82% △산본 0.82% △평촌 0.77% △분당 0.45% 등 상승세가 일제히 한풀 꺾였다.

수도권 집값 상승률도 지난주(1.25%)보다 0.55%포인트 낮아진 0.7%를 기록했다.

각종 개발호재로 급등세를 이어온 용인(0.65%)·김포(0.5%)·인천(0.5%)·과천(0.42%)·파주(0.28%) 등이 모두 0.2~0.6% 상승에 그쳤다.

반면 구리,남양주,수원,고양 등은 주간 상승률이 1% 안팎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11·15대책 이후 매수세가 관망세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어 앞으로 집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싼 소형 아파트 매물은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