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7위 항공사인 유에스에어웨이스가 3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을 8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항공업계에 통·폐합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유에스에어웨이스는 15일(현지시간) "델타항공이 내년 7월 파산 보호 상태에서 벗어나면 현금과 주식을 50 대 50 비율로 모두 80억달러를 들여 인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직원 8만5000여명에 미 국내·외 350여개 지역에 운항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로 재출범하게 된다.

두 회사의 올해 매출액 합계는 약 29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에스에어웨이스의 더그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새 회사가 델타항공이란 명칭을 쓸 것이며 인위적인 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델타와의 합병은 지난해 9월 완료된 자사의 아메리카웨스트와의 합병처럼 양사 주주에게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델타는 2004년 9월 이래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파산 보호 상태에서 벗어날 경우 독자 생존을 모색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합병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에 델타 합병에 나선 유에스에어웨이스도 지난해 파산 보호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아메리카웨스트에 합병된 바 있다.

최근 미국 내 대형 항공업체에 이 같은 합병 바람이 부는 것은 그만큼 생존 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이후 미국 항공 업계는 저가 항공사의 부상과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증가 등으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항공사들이 통·폐합을 통해 규모를 키워 수익을 증가시키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