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1·15 부동산대책 발표로 시장이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신도시 공급확대와 분양가 인하 방침에도 불구하고 향후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불안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을 통한 내집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11·15대책 발표 당일인 지난 15일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현대힐스테이트'는 415가구(특별공급 제외)공급에 3만1275명의 청약자들이 몰려 평균 75.4 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경쟁률은 올해 서울 지역 신규 분양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이다.

특히 35평형의 경우 경쟁률이 316.1 대 1까지 치솟는 등 '묻지마 청약'양상까지 나타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내년 이후 서울에서 나오는 신규단지 중에 '서울숲 힐스테이트'만한 입지를 가진 단지가 흔치 않아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한 인천 중구 운남동 '영종 자이'도 2순위에서 평균 2.7 대 1의 경쟁률로 전평형 청약을 마무리했다.

1순위 접수에서 미달됐던 49,59평형 등 대형 평형도 15일 2순위 접수 결과 1.5 대 1,1.1 대 1의 경쟁률로 각각 모집가구 수를 모두 채웠다.

GS건설 관계자는 "금융권과의 계약 체결이 빨라 11·15대책 발표에 포함된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적용과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 등의 규제를 모두 피할 수 있어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같은 날 청약신청을 받은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모락산 동문 굿모닝힐'도 평균 1.25 대 1로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양호하거나 주변에 개발호재를 가진 신규 분양 단지들의 경우 정부의 규제대책에 관계없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하지만 이달 말 이후 공급될 수도권 분양단지들이 신도시 분양가 인하와 공급확대를 골자로 한 이번 11·15대책에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