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4일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출범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는 FTA 추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곧 FTA 협상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양측은 지난 9월 FTA 예비협의를 끝냈으며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 한·미 FTA 협상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께 한·EU FTA 협상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통상부는 "한·EU FTA 추진과 관련한 의견 수렴을 위해 11월24일 서울 무역센터에서 한·EU FTA 추진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한·미 타결 직후 한·EU 협상

양측은 5월 FTA를 추진키로 합의하고 7월과 9월 두 차례 예비협의를 마쳤다.

정부 관계자는 "EU 이사회(council)가 이번 주 한국 인도 아세안 등과의 FTA 추진계획을 담은 '신통상정책'을 승인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맞춰 우리도 FTA 추진을 위한 첫 단계인 공청회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양측이 이제 협상 시작을 위한 내부 절차 밟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얘기다.

현재 FTA 체결 절차규정(대통령훈령 제121호) 제12조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 FTA를 추진하고자 하는 국가 또는 지역과의 협상 개시에 대한 심의,의결을 요청할 때는 미리 공청회를 개최해 그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U는 이사회가 EU통상위원회의 FTA 협상안을 승인하면 협상 개시를 위한 모든 절차가 끝난다.

EU 통상위원회는 12월 초 한국과의 FTA 협상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EU 이사회가 보통 2~3개월가량 검토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2월께 협상 준비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내년 2월께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협상안을 의결한 뒤 양측은 내년 3월 협상 출범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3월이면 한·미 FTA 협상도 끝나는 만큼 EU와의 협상 출범이 가능하다"며 "한국과 EU는 무역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FTA 경험도 풍부해 협상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자 등 수출에 호재

EU와의 FTA는 미국과의 FTA에 비해 구조조정 비용이 적게 먹힌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FTA 대상국으로 꼽혀 왔다.

특히 농·수산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부담이 작다.

지난해 수입액 272억달러 중 15억달러(5.8%)가 농림수산물이지만 대부분 위스키 와인 등 가공 농산물이다.

쌀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은 아예 수입이 없거나 미미하다.

수출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액 436억달러 중 휴대폰이 1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 19.0%,선박 13.7%,컴퓨터가 6.1%를 차지한다.

자동차의 경우 관세가 한국(8%)보다 높은 10%에 달해 관세가 없어지면 상당한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또 TV 비디오카메라(14%) 의류(10∼15%)도 고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EU 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단기적으로는 15조원(2.02%),장기적으로는 24조원(3.0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은 64억7000만달러(2.62%·단기)~110억4000만달러(4.47%·장기) 늘어나고 수입은 63억4000만달러(3.81%·단기)~81억9000만달러(4.92%·장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