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김모 부장(45)은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매사가 귀찮고 피로에 찌들어 있다.

피곤하지만 밤에는 잠도 잘 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고 점심식사 후에는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 한다.

이러다 보니 아내에게는 자꾸 신경질을 부리고 성욕도 감소해 잠자리도 뜸해졌다.

결국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결과 남성 갱년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범위보다 다소 낮았다.

겨우 마흔인데 벌써 갱년기라니 당혹감을 느꼈다.

요즘 들어 40대 이상 남성들이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갱년기 증상은 일반적으로 40대부터 뼈 근육 성기능 등 남성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정신 및 대인관계,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무기력하고 약한 남성으로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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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호르몬 수치 감소가 원인=남성 갱년기도 여성처럼 호르몬 분비의 감소가 주 원인이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부족은 연령 증가에 따른 뇌와 고환의 노화현상이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스트레스,영양상태,비만,계절적 요인 등도 남성호르몬의 분비 주기 및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도 원인이 된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 가운데 호르몬 수치가 기준치(3.46ng/ml)보다 감소한 경우가 15~20%에 이른다고 한다.

김제종 고려대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40~50대 남성 가운데 항시 피로감을 느끼거나 우울하고 성욕이 떨어진다고 생각될 때는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욕 및 발기력 저하에 피로감=남성 갱년기의 흔한 증상에는 성욕과 발기력 저하,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와 무기력감이다.

또 아랫배가 자꾸 나오거나 짜증이 잘 나고 골밀도 감소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한꺼번에 나타나지 않고 개인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으므로 이와 유사한 증상이 있을 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들과 유사해 안면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 갱년기는 50세 전후에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해 폐경에 이르고 결국 생식능력이 소멸된다.

반면 남성 갱년기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점차 감소하므로 여성처럼 생식능력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성욕뿐만 아니라 발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남철 부산대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환자에게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시행하면 발기능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네비도 등 호르몬 치료 효과 좋아=남성호르몬을 보충하면 성욕과 성기능이 향상되고 골밀도 증가로 골절예방,근육의 증가,노화방지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치료 제제로는 먹는약,주사제,패치제가 있으며 전문의 진단을 통해 처방받으면 된다.

지난해 국내에 시판된 주사제인 '네비도'는 예전 주사제의 롤러코스터현상(호르몬의 농도가 처음에 높았다가 갈수록 낮아지는 현상)의 단점을 보완해 약효가 3개월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또 3개월 단위로 1년에 4번만 맞으면 되므로 기존의 2~4주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보다 편리하다.

최근 세계 남성갱년기학회와 세계내분비학회에서 8년6개월간 지속사용에 대한 안정성이 입증된 것으로 보고됐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