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대권후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선 중립'을 표방하는 당내 모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원 31명과 원외 지구당 위원장 27명이 '공정한 경선을 위해 중립을 지키겠다'며 지난 8일 '희망모임'을 결성한 데 이어 3선의 맹형규 의원도 권영세·임태희 의원 등 원내·외 인사 20여명과 함께 '경선 중립'을 기치로 모임결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맹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감정적 골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걱정하고 논의하는 단계"라고 12일 말했다.

또 연초부터 경선 중립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소장파 의원모임 '새정치 수요모임'도 조만간 경선중립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과열경쟁에 따른 당내 출혈을 최소화하고,공정 경선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좋은 취지를 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그 실효성과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너무 일찍 줄을 서서 정치적 위험부담을 지기 싫은 사람들이 대세가 결정될 때까지 관망하기 위해 '눈치작전'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특히 이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 중 상당수가 특정 후보와 가까운 사람들로 평가되고 있어 중립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초선의원은 "상대편 동향을 알아보거나,아직 줄서기는 불안하고 혼자 떨어져 있기도 싫은 사람들이 주로 모임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면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