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혈당 측정.전송 .. 컴퓨터 주치의 시대
당뇨병 환자인 A씨는 요즘엔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다.

휴대폰을 이용해 집에서 진찰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니첵'이라는 소형 혈당측정기를 휴대폰에 꽂아 피를 한 방울 떨어뜨리기만 하면 혈당정보가 바로 병원 컴퓨터로 전송된다.

주치의는 이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알려주고 복약,운동,식이요법 등 관리지침을 내린다.

혈당 측정이나 투약시간이 되면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린다.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B씨에겐 컴퓨터가 바로 주치의다.

거동이 불편한 그를 위해 상주 간호사가 원격 모니터링 기기로 혈압 혈당 맥박 체온 등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보내면 담당 의사가 건강 상태를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화상진료 시스템을 통해 의사와 만날 수 있으니 굳이 시내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u―헬스(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서비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 컨소시엄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u―헬스 선도사업 시범 서비스 개통식'을 갖고 전국 1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u―헬스는 정보기술(IT)과 보건의료가 결합돼 언제 어디서나 예방과 진단,치료,사후관리가 가능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선 네트워크를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휴대폰과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을 받을 수 있다.

u―헬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것이다.

시범사업 전담기관인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은 지난 5월 의료기관,통신사,의료기기 제조사 등으로 구성된 SK텔레콤 컨소시엄을 시범사업자로 선정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적·사업적 성공 가능성을 검증한 뒤 가능성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용화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범 서비스는 민간 모델,공공 모델,지자체 모델 등 3가지로 진행된다.

민간 모델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대 도시의 당뇨병,고혈압,호흡기,근골격계 환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환자들이 유무선 원격 건강측정기로 건강 상태를 측정해 전송하면 의사가 분석해 생활관리 지침을 전달하고 필요시 병원에 오도록 조치하는 방식이다.

전국 50개 병원이 참여한다.

공공 모델과 지자체 모델은 저소득층이나 복지요양시설 거주자,도서·산간지역 등 의료 소외계층 500여명이 대상이다.

부산시와 대구시는 복지시설에 거주하는 만성질환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간호사가 PDA(개인휴대단말기)나 이동형 측정기기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점검,현장에서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에 나선다.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특히 생체정보 측정기가 내장된 옷을 입고 있으면 의사에게 심장박동 호흡 등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웨어러블(착용형) 컴퓨터 기반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