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설치미술 급속 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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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에 종사하는 김철상씨(51)는 지난 6월 서울 인사동에 있는 화랑 주인의 권유로 구입한 '독일 월드컵 영상 작품(33×77×110cm)' 때문에 고민이 많다.
거실에 설치된 이 작품은 공간을 넓게 차지하고 있는 데다 가끔 고장이 나고,감상하는 데도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미술시장이 살아나는 요즘 같은 때 팔려고 내놔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비디오 아트,컴퓨터 아트,미디어 아트 등 첨단 전자기술과 접목된 영상설치 미술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영상설치미술이 올 봄 시즌까지만 해도 화단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했으나 설치 관리 보관 등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미술애호가들의 외면을 받는 실정이다.
가을 시즌에 열리는 영상설치미술전은 대림미술관의 '컴퓨터와 아트'전 등 2~3건에 불과하고,서울 청담동 인사동 등 화랑가와 미술경매시장에서는 영상설치 작품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고 백남준씨 작품 역시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경매시장에서 박수근 김환기 등의 회화작품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영상 설치미술이 일반 컬렉터들 사이에 '애물단지'가 된 이유는 보관,설치,관리의 어려움 때문이다.
작동이 비영구적인 데다 고장과 데이터 에러로 인한 문제 등으로 매입을 꺼리고 있는 것.실제 지난 6월 영국에선 대미언 허스트의 1200만달러짜리 설치작품 '상어'가 부패했다고 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고,국내에선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 상설전시 중인 비디오설치작품 '다다익선'이 모니터 일부가 고장나 말썽이 되기도 했다.
또 상당수 영상설치 작품의 경우 미술전문가가 아닌,일반인들이 작품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인기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영상설치미술이 새로운 재료와 방법,신매체 일변도로 무한히 치달으면서도 미술 본연의 '미'를 간과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가나아트 센터의 이옥경 대표는 "미디어 아트는 IT 기술과 만나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진화할 것이지만 회화처럼 감동과 신비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독특한 리얼리티를 엿볼 수 있는 회화가 상당 기간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거실에 설치된 이 작품은 공간을 넓게 차지하고 있는 데다 가끔 고장이 나고,감상하는 데도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미술시장이 살아나는 요즘 같은 때 팔려고 내놔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비디오 아트,컴퓨터 아트,미디어 아트 등 첨단 전자기술과 접목된 영상설치 미술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영상설치미술이 올 봄 시즌까지만 해도 화단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했으나 설치 관리 보관 등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미술애호가들의 외면을 받는 실정이다.
가을 시즌에 열리는 영상설치미술전은 대림미술관의 '컴퓨터와 아트'전 등 2~3건에 불과하고,서울 청담동 인사동 등 화랑가와 미술경매시장에서는 영상설치 작품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고 백남준씨 작품 역시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경매시장에서 박수근 김환기 등의 회화작품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영상 설치미술이 일반 컬렉터들 사이에 '애물단지'가 된 이유는 보관,설치,관리의 어려움 때문이다.
작동이 비영구적인 데다 고장과 데이터 에러로 인한 문제 등으로 매입을 꺼리고 있는 것.실제 지난 6월 영국에선 대미언 허스트의 1200만달러짜리 설치작품 '상어'가 부패했다고 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고,국내에선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 상설전시 중인 비디오설치작품 '다다익선'이 모니터 일부가 고장나 말썽이 되기도 했다.
또 상당수 영상설치 작품의 경우 미술전문가가 아닌,일반인들이 작품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인기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영상설치미술이 새로운 재료와 방법,신매체 일변도로 무한히 치달으면서도 미술 본연의 '미'를 간과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가나아트 센터의 이옥경 대표는 "미디어 아트는 IT 기술과 만나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진화할 것이지만 회화처럼 감동과 신비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독특한 리얼리티를 엿볼 수 있는 회화가 상당 기간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