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 검찰이 다시 영장청구에 나서면서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도 요동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외환은행 인수전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잭슨 타이 행장이 3일 오전 금감위를 방문,윤증현 금감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 묵묵부답

외환은행 재매각의 당사자들인 론스타 국민은행 외환은행의 표정은 상황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론스타 임원 3명에 대한 구속 또는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해 "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은 한국의 법체계를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곧이어 검찰의 영장 재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론스타는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반면 외환은행 노조는 "검찰이 즉각적으로 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며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법원이 이번 심사에서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철저한 실체 규명을 촉구했다.

외환은행 인수계약자인 국민은행은 공식 반응을 자제한 채 '지켜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어떤 입장 표명을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으로선 상황을 지켜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DBS 행보 주목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던 DBS의 잭슨 타이 행장이 금감위를 방문해 금융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타이 행장은 이날 오전 윤 위원장을 만나 DBS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을 설명하고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DBS는 지난 3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의 2파전으로 진행되던 외환은행 매각 입찰에 복병으로 등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 일각에선 이번 타이 행장의 금감위 방문이 최근 꼬여가는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DBS측 관계자는 "DBS가 한국시장에 여전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번 타이 행장의 방문은 한국의 시장상황과 DBS 서울지점의 영업을 살피기 위한 의례적인 방문으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