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란 신체적 정신적 의무인 동시에 인류 문명의 원동력이자 부(富)의 원천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인 휴식 또한 인간이 반드시 취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저마다 여가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관광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 중 하나인 동시에 국가 간 이해를 증진시키는 가장 발전된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고대부터 여행은 최고의 여가 활동에 속했다.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 생활의 틀에서 벗어나 심신을 재충전시킬 뿐 아니라 삶의 무게를 어느 정도 잊게 한다.

여행에는 언제나 따라다니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음식이다.

먹고 마시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몸이 필요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행위이긴 하나 어느 정도 미적인 규칙을 가미하고 단순히 본능적인 성격을 뛰어넘어 인간성을 불어 넣어 준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갖게 된다.

맛있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여행이나 휴가는 생각지 않으리라.

멕시코 음식은 중국 음식이나 프랑스 음식 못지않게 다양하고 맛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광활한 영토와 기름진 땅을 가진 멕시코는 각 지방별로 다양한 고유 음식이 있다.

토르티야와 고추,프리홀레스를 포함한 여러 가지 음식들이 멕시코 전 국민의 식탁에 공통으로 오르나 이와 별도로 각 지방마다 그들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발전시켰다.

그 중에서도 오늘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바로 베라크루스다.

멕시코 시티에서 동쪽으로 470여km 떨어진,멕시코 만에 접해 있는 최대 무역항인 베라크루스는 나를 비롯한 미식가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베라크루스 음식 중 최고가 아니랄 수 있는 음식은 없다.

한 번은 내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라 파로키아'라는 전설적인 식당에서 판다는 토르타를 맛보기 위해 가족을 이끌고 멕시코 시티에서 여러 시간 운전해 베라크루스 항구까지 간 적이 있었다.

토르타는 바게트처럼 생긴 빵에 각종 야채와 치즈 등을 얹은 요리로 이곳의 토르타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이곳은 전국에서 최고라는 카페 콘 레체(카페라테)를 파는 곳이기도 하다.

멕시코 만에 접해 있는 베라크루스에는 해물 요리 역시 다양하다.

요리들은 새우,조개,굴, 생선 요리가 유명하다.

생굴 칵테일 '부엘베 알 라 비다(생명을 되돌려 주는 칵테일)'의 맛은 죽어가던 사람도 맛 보면 정신 차릴 만하다.

베라크루스는 음식뿐 아니라 다른 매력만으로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베라크루스 시가 속한 베라크루스 주 전역에서는 멕시코 최초의 고대 문명인 올메카의 유적지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엘 타힌이 가장 유명하다.

엘 타힌은 800~1200년 무렵 건설된 것으로 번개 허리케인 등 자연 현상을 지배하는 신들을 섬기는 성지이며 독특한 건축물들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비 바람의 신을 모신 신전 피라미드는 각 층마다 도드라진 처마 장식과 벽의 조각으로 빼어난 예술성까지 갖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베라크루스 이외 지역의 요리도 맛과 다양성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유카탄 지방에서는 돼지고기와 자주색 양파,하바나 고추를 기본으로 조리한 샌드위치와 리마 수프가 유명하다.

유카탄과 인접해 있는 캄페체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독특한 맛의 소스와 어우러진 해물 및 생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멕시코 남쪽 오아하카주의 음식 역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정이 많은 그 곳 주민들이 수많은 요리를 개발해 왔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몰레 네그로와 오아하카 치즈,메뚜기 튀김과 틀라유다이다.

문의 멕시코대사관(http://www.sre.gob.mx/corea/)정리=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