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400여명인 중견 제조업체 A사.가뜩이나 경기가 부진해 골머리가 아픈데 국세청 행정자치부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통계청 노동부 등 행정기관에 제공해야 할 이런저런 조사협조,보고,신고,신청서 등을 작성하느라 시간은 시간대로 깨지고 비용은 비용대로 새고 있다.

A사가 연간 작성해야 할 서류는 350건에 달하며 작성 시간이 총 4500시간,관련 비용이 1억5000만원에 이를 정도다.

예컨대 A사는 법인세 신고서와 금감위 사업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각각 연간으로 300시간,240시간을 투입해야 하고 비용만 3000만∼4000만원,2000만∼3000만원이 소요된다.

세무자료와 회계자료가 대부분 유사하지만 대손처리·감가상각에 대한 일부 계산 방법이 달라 별도로 작성해야 하는 까닭이다.

관련 기관이 일부 차이를 조정,공통적인 계산방법을 적용하면 그만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2일 기업들의 행정부담 비용을 대폭 줄이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차적으로 정부 경제계 연구기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연말까지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유통 건설 등 업종별 중소·대기업 20여개를 선정해 산업연구원,중소기업연구원 주관으로 시범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중 법제화를 통해 서식 등 보고절차 간소화와 부처 간 중복조사 철폐,기업 관련 정보 데이터베이스(DB)화 활성화 등 구체적인 비용 절감대책을 마련한 뒤 관련 지침을 각 부처에 전달,부처별로 시행토록 할 방침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