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이 '국가브랜드 공연'으로 키우고 있는 창극 '청(淸)'을 오는 7~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창극은 1인창인 판소리를 각각의 배역에 따라 나눠 부르는 것.중국의 경극과 일본의 가부키에 견줄 만한 한국의 전통극이다.

이번 작품은 연극,오페라,뮤지컬 등을 혼합해 판소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우선 판소리를 알아듣기 힘든 현대 관객들을 위해 되도록 쉬운 우리말을 많이 썼다.

예컨대 주인공 심청의 이야기 중 '오늘 망종 보옵소서'를 '오늘 마지막으로 보옵소서'로 바꾸고 한국인이 들어도 뜻을 알 수 없는 한자어나 고어도 쉽게 바꿨다.

그래도 알아듣기 힘든 관객을 위해서는 자막을 준비했다.

외국인 관객을 배려한 영어자막도 함께 비춰진다.

목소리 하나로 공간을 뛰어넘는 판소리와 달리 무대 장치에도 오페라에 버금가는 현대적 감각을 선보인다.

7.5도로 기울어진 녹색 톤의 회전무대를 사용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바닥을 은경(銀鏡)으로 덮어 물의 이미지를 환상적으로 표현한 인당수 장면은 극의 하이라이트다.

풍부하고 짜임새 있는 음악구성도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의도다.

콘트라베이스와 팀파니 같은 서양악기들이 조화를 이루고 관현악곡이 극 전체를 감싼다.

배우들이 들려주는 코러스와 합창은 뮤지컬을 연상시킨다.

국립창극단의 형제명창인 왕기철(2001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장원)과 왕기석(2005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장원)이 함께 심봉사로 더블 캐스팅돼 연기 대결을 펼친다.

주인공 심청역은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프리마돈나 김지숙과 박애리가 번갈아 맡는다.

작창과 도창은 명창 안숙선씨가 맡았다.

'청'은 국립극장 공연에 이어 12월9~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르며 내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6월 중 중국 베이징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02)2280-4115~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