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마감재에 부는 '웰빙(Well-being)' 바람이 거세다.

황토와 참숯 등 몸에 좋은 재료를 쓴 바닥재와 벽재는 기본.이제는 친환경 접착제,페인트,코팅제,조경용 벽돌과 소음완충제까지 친환경 기능이 속속 자리잡고 있다.

아토피와 알레르기 등을 일으킨다는 '새집 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친환경 기능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 마감재의 시초는 1995년 대동종합건설이 자사 아파트에 적용한 황토 바닥재다.

몸에 직접 닿는 바닥재의 특성상 지금까지 원적외선 방출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상품이 이용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부터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바닥재를 자사의 모든 아파트에 채택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항균 및 탈취기능이 뛰어난 바이오 세라믹과 황토를 함유한 바닥재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웰빙 벽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친환경 기능을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최근 분양한 서울 광진구 '광장자이'와 중구 '충무로 자이'에 자연 건축자재 제조업체인 ㈜흙예성이 개발한 천연 흙소재의 내장용 벽재를 채택했다.

경남 산청에서 채굴된 산청토를 사용해 만든 이 벽재는 기존 내장용 벽재와 달리 독성을 내뿜는 화학물질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게 특징이다.

마감 벽재에서 분출되는 인체 유해성분을 줄일 수 있는 초배지도 함께 쓰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공사 중인 서울 '도곡 푸르지오'에 참숯 초배지를 적용했다.

전자파 방지 및 실내 공기정화,습도조절 효과가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단열차음재,친환경 접착제,페인트 등 다양한 분야에 친환경 기능이 들어오고 있다.

쌍용건설은 2년 전부터 단열은 물론 층간 방음효과가 뛰어난 단열차음재인 '사운드제로 플러스'를 모든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맥반석으로 만든 이 차음재는 특허출원과 신기술 지정을 마친 상태다.

내장재뿐 아니라 단지 조경자재에 대한 친환경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과 도곡 렉슬 등의 단지 바닥에 시공한 점토벽돌은 고령토 소재로 투수성이 좋고 녹지공간과 잘 어울려 주변 재건축 단지 주민들의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점토벽돌 제조업체 ㈜공간세라믹의 조백일 사장은 "입주자들의 관심이 단지 전체의 환경까지 확장돼 바닥재벽돌 사업부문이 최근 4년간 연평균 10~20% 성장했다"고 밝혔다.

대동종합건설은 제2세대 친환경 마감재인 '다:숲'을 개발,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바닥재,벽재,코팅제,층간 소음방지재,페인트,외부조경용 황토벽돌 등 6가지 분야의 마감재로 구성해 자사의 모든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국내 최초로 건강주택팀을 신설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 환경페인트,친환경 벽지 및 압착타일 접착제 등을 시공에 도입했다.

현대건설도 2008년 5월 입주하는 김포고촌 현대아파트에 벽체,천장,바닥 등의 모든 마감재를 친환경 인증 등급 중 최고 등급을 받은 자재만 사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난 6월부터 신규 아파트에 대해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일정 기준 이상 방출되는 접착제,페인트 등의 건축자재를 내부마감재로 쓸 수 없도록 하는 등 친환경자재의 저변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윤규 박사는 "예전에는 단순히 몸에 좋은 성분을 포함하느냐 여부로 웰빙 마감재를 판단했지만 지금은 새집증후군 등 각종 유해물질을 얼마나 없애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웰빙 성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철·김유미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