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대표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지도부 13명이 평양 방문을 위해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민주노동당 방북단은 31일 평양에 도착해 다음 달 4일까지 5일간 머무를 예정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의 면담을 신청한 상태다.

민노당 지도부의 방북은 전·현직 당직자가 '일심회'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상황에서 강행된 것이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간첩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은 방북에 반대입장을 개진했고 법무부도 일부 신청인에 대해 불허 의견을 냈으나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최종 승인으로 성사돼 정부부처 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이날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북미 간 대화 복원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노력하는 한편 핵실험에 대한 남측의 우려와 비판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민노당과 관련된 공안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방북길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며 국정원 수사에 대한 부담감을 피력했다.

한편 국정원은 민노당의 방북에 대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입장은 방북 승인에 대한 통일부의 의견조회에 따른 것으로 조건부 거부가 아닌,방북 자체에 대한 포괄적 반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국정원의 의견을 듣고도 방북에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판단,출국 직전에 최종 승인을 통보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