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브로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터진 법조브로커 사건에서처럼 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로비스트(Lobbyist)들은 자신이 중개인인 브로커(Broker)나 대리인인 에이전트(Agent)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로커는 독립된 제3자의 입장에서 거래 당사자를 맺어주는 중개인으로 외국에서는 고소득 전문직업으로 통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판·검사를 만나 사건 해결을 청탁하는 법조브로커처럼 중개과정에서 깨끗하지 못한 돈이 오가면서 '사기꾼'과 같은 나쁜 의미로 변질됐다.

에이전트는 입찰에 참여하거나 거래처의 창구 역할을 하는 등 공식적인 대리인이다.

입찰 참여를 위한 서류 작성이나 정보수집,실무연락 담당 등이 에이전트의 역할이다.

홍보대행사가 대표적인 에이전트다.

그러나 로비스트는 거래의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선 에이전트와 구별된다.

때문에 '비밀스런 뒷거래'라는 의혹을 받기 쉽다.

그렇다고 중개 수준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로비스트는 무기입찰이나 법안심의 등 사안에서 전문지식이 부족한 정부나 국회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대리하는 특정 이익집단의 의견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로 전달한다.

또한 막후협상을 통해 일이 성사되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서는 광범한 인맥이 필수적이며 논리적 설득력도 갖춰야 한다.

법적으로 허용된 정치후원금이나 향응을 제공하기도 한다.

로비스트의 보수는 계약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미국 주(州)정부를 상대로 하는 한 미국계 로비스트는 시간당 415달러,2년 계약일 때는 월 2만달러를 받는다고 밝혔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