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하나쯤은 반드시 갖고 있다는 몽블랑 만년필, 성공한 사람들의 자부심을 담았다는 BMW, 고급 향수의 대명사 샤넬.
속칭 '명품'으로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려는 노력 등 숱한 성공 요소를 꼽을 수 있지만 요즘같이 산업이 발달한 상황에서 여타 제품들과의 차이는 극히 미미하다.
오히려 객관적인 측정치에서 이들보다 뛰어난 상품도 왕왕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상품은 여전히 각 부문에서 최고다.
그동안은 품질, 가격, 기술 등 이성적이거나,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비교 경쟁력'이 경제전쟁의 핵심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디자인, 브랜드' 등 사람들의 감성과 미적 취향 등 '소프트 경쟁력'이 핵심 요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진다.
명품 선글라스의 대명사인 오클리를 예로 들어보자.오클리는 안경 다리 부분에 MP3플레이어가 내장된 선글라스를 개발하는 '파격'을 통해 '눈에 음악이 흐른다'는 새로운 개념을 이끌어 낸 회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영역을 흡수해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켰다.
오클리의 성공은 경영학의 새로운 키워드인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라'는 개념이 현실에 접목된 대표적인 사례다.
국가간 기술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예전처럼 기술이나 품질만으로 승부하려는 시도는 무모해졌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일류기업들은 대부분 우수한 인재와 혁신적인 디자인, 창조적인 브랜드 이미지 등 차별화 된 소프트 경쟁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
반도체와 철강, 자동차 등 10대 기간산업을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기술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중국에 3.8년 앞서 있고, 일본에는 2.2년 뒤져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주요 산업의 경쟁력 차이가 갈수록 좁혀져 6년만 지나면 격차는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종잇장처럼 좁혀지고 있는 기술력만으로 먹고 사는 시대는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은 언제든 복제되거나 추월당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뇌에 박힌 제품에 대한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화의 시대인 21세기에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제조기술에 의존한 성장등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초일류 상품과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는 무대의 마지막 승부수는 지구촌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한 번 더 잡을 수 있는 소프트 경쟁력이다.
일류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최종목표 역시 '고객의 오감만족'으로 이어진다.
찰스 다윈의 말처럼 살아남는 것은 크고 강한 종(種)이 아니다.
변화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
기득권에 묻히기보다는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끊임없는 변신 의지로 '글로벌 플레이어'를 꿈꾸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있다.
작은 디자인 하나라도 회사의 정체성이 담긴 디자인을 제작해 고객과의 '교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주)I Design&Human과 오픈마인드로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 도시정비 업체 (주)정인에스엔디, 고객사에 변화의 엔진 달아주는 '명품' IT솔루션으로 시장을 석권한 (주)비즈테크앤엑티모 등이 그런 기업이다.
'특별한' 경쟁력을 가진 '특별한' 중소기업들의 '특별한' 경영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