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신데렐라 탄생은 2라운드에서 예고됐다.

2003년의 안시현(22),지난해의 이지영(21·하이트)이 대회 첫날부터 선두에 나선 끝에 우승까지 치달았던 데 비해 2006년의 주인공 홍진주(23·이동수패션·사진)는 2라운드에서 1위로 올라섰다.

2라운드에서도 이미 2위와의 차이는 4타나 됐다.

그리고 결과는 2위와 3타차의 일방적 우승이었다.

홍진주는 이 대회 세 번째로 미국LPGA투어 멤버가 아닌 선수로서 우승컵을 안았다.

한국선수들은 또 올시즌 미LPGA투어에서 역대 최다승인 11승을 합작했다.

아니카 소렌스탐,로레나 오초아,캐리 웹 등 미LPGA투어 강호들이 출전하지 않음으로써 한국선수들의 우승은 어느 정도 기대됐지만,그 주인공이 홍진주가 될지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한 홍진주는 2년간의 국가상비군을 거쳐 2003년 프로가 됐다.

174cm의 늘씬한 키에 탤런트 못지않은 외모를 갖췄지만,프로데뷔 후 성적은 변변치 않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홍진주가 매스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열린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박지은(27·나이키) 김미현(29·KTF) 등이 출전한 대회에서 보란듯이 우승,'외모뿐만 아니라 골프기량도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의 프로 첫승을 어쩌다 운이 맞아 이뤄낸 '우연'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홍진주는 그런 평가를 한국 출신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이번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단숨에 날려버렸다.

그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68타로 공동 3위에 오른 뒤 둘째날 데일리베스트인 67타를 치며 2위와 4타차의 단독선두에 나섰다.

29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선 지난해 챔피언 이지영이 '1∼3번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초반 3타차까지 추격해왔고,전반을 마칠 즈음엔 장정(26·기업은행)이 4타차까지 쫓아왔으나 그뿐이었다.

프로 3년차의 신예답지 않게 침착하고 안정된 플레이를 한 홍진주의 견실함에 두 선수는 제풀에 무너지며 더 이상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홍진주는 18번홀(파4)에서 3온3퍼트로 더블보기를 했으나 승부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프로통산 2승째다.

홍진주는 우승 후 "어머니가 일본에 계시기 때문에 내년 일본투어에 진출할지 미국으로 갈지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홍진주는 이번 우승으로 내년 미LPGA투어 시드를 확보했지만,다음 주 일본L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에 도전한다고 덧붙였다.

홍진주는 그러나 이 대회 우승 후 미국에 진출한 뒤 아직까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안시현 이지영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회 코스는 6381야드로 아주 짧았기 때문에 평균 드라이버샷거리 245야드에 불과한 홍진주 같은 선수들이 우승경쟁에 가세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홍진주가 미LPGA투어에서도 톱랭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거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