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까? 말까?"

올 가을 내집 마련을 계획 중이던 실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꿈틀거리던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누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지난주 정부가 집값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수도권 추가 신도시 건설 계획이 오히려 주변 지역의 개발 기대감을 부추기며 집값을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집값 안정을 점치며 내집 마련 계획을 세웠던 실수요자들이 '과연 지금이 매수 적기인가'하는 의문을 던지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전반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든 만큼 집을 구입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이라면 올 연말까지를 매수 시점으로 잡고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 연말까지가 적정 매수시점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를 주택 매수의 적기로 관측하고 있다.

내년 이후 집값 전망이 워낙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수요자들은 미리 '사자'에 나선 반면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라면 지금 집구입을 고려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대형 또는 특정 지역의 아파트값만 올랐지만 지금은 지역을 불문하고 집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며 "은행 대출금리가 하락추세에 있는 데다 내년에는 정부가 경기확장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신도시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공급 때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지금이 집을 매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연말께 다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 시점을 노려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급매물 노려볼 만

기존 주택시장에선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내년부터 시행되는 1가구2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

일단 신규 분양을 통한 내집 마련 계획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11월 이후에는 급매물 위주의 기존 주택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자녀가 어리거나 신혼부부 등 당장 들어가 살 집이 필요하지 않다면 재개발 등 중·장기적으로 내집으로 만들 수 있는 지역의 주택 구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재개발 지역 가운데 향후 발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예정지역 주택을 눈여겨볼 만하다.

촉진지구로 개발되면 기반시설 등이 대폭 확충돼 주거여건이 다른 재건축이나 재개발보다 좋아지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 통한 내집마련 기회 넓어

수도권에선 이달 이후부터 연말까지 용인 흥덕,성남 도촌,의왕 청계 등 유망 택지지구 물량이 대거 쏟아져 신규 분양을 통한 내집 마련 기회도 많다.

특히 2008년 청약제도 개편을 감안할 때 청약자격에서 유리하면 서둘러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편이 낫다.

분당·판교 생활권에 속해 '미니 판교'로 불리는 성남 도촌지구에서도 11월께 대한주택공사가 30~33평형 408가구를 공급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입주 후 전매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오는 12월 첫분양에 나서는 용인 흥덕지구는 서울 강남권에서 자동차로 20여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2008년 개통되는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가 관통할 예정이어서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 가운데 유망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서울과 수도권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업체들의 유명 브랜드 아파트들도 대거 공급될 예정이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알짜 분양물량 외에 수도권 유망 미분양 물량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금 인하,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각종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동·호수까지 수요자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