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종목진단 시간에는 일명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입설로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는 벽산건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팀 이준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벽산건설에 대한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입설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벽산건설은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눈에 띠게 늘어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만 해도 벽산건설의 외국인 지분율은 1%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8%까지 늘어났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이를 장하성 펀드가 벽산건설 지분을 매입했기 때문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장하성 펀드로 불리우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는 외국인 자본을 중심으로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를 거쳐 들어오는 역외펀드로 지분을 사들일 때 외국인 지분으로 분류됩니다.

이같은 지분 매입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벽산건설의 주가는 지난 18일과 19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단숨에 1만원선으로 올라갔습니다.

어제도 장중 10%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다 결국 3%이상 오르며 마감했습니다.

(앵커)

벽산건설 지분 매입설에 대해 장하성 펀드측에서는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이번 지분 매입설이, 말 그대로 '설'이라는 단어가 붙게된 것은 주체인 장하성 펀드가 공식적으로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CG-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 펀드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는 "태광그룹이 아닌 다른 기업의 주식을 이미 사들였고 앞으로도 다른 기업들에 지분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장 교수는 "투자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들인 종목과 지분율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고 적당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투자대상은 펀드의 목적에 충실하게 선정했고 지배구조가 우수한데도 저평가된 종목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교수는 "펀드가 투자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경영진과 접촉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을 포함해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벽산건설이 지분 매입설 대상으로 강력하게 부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대한화섬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장하성 펀드는 저평가된 기업, 이 가운데 자산주로 불리우는 곳을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과 태광그룹 이외의 기업에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상기업이 어떤 곳일 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CG-장하성 펀드 투자 후보군)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늘어난 기업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벽산건설과 한진공영, 조선내화 등 몇곳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벽산건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을 한 것은 이 회사의 상황이 장하성 펀드의 입에 맞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CG-벽산건설)

벽산건설의 순자산총액은 3천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현 주가 수준을 감안한 시가총액은 자산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벽산건설은 주식 가치가 자산에 비해 저평가된 자산주로 평가받고 있구요,

장하성 펀드가 주장하는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통해 벽산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지분 매입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어떠한가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이번 매입설에 대해 장하성 펀드가 말 그대로 '펀드'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한화섬과 태광그룹에만 집중했던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른 기업의 지분 매입을 통해 다소 변화시킬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주요 증권사에서 건설업종을 담당하는 대부분 연구원들은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입설에 대한 코멘트를 하길 꺼려하고 있습니다.

실제 장하성 펀드가 벽산건설의 지분을 매입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사실로 입증되지 않은 데다 회사 자체를 담당하는 증권사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벽산건설의 물량이 적기 때문에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입 가능성도 낮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CG-증권사 분석)

미래에셋증권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경우처럼 장하성 펀드가 개입되면 주가가 50%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입설로 "벽산건설 주가도 한 단계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벽산건설의 경우 PER이 9배에 달하고 중소형 건설사와 비교해도 2배정도 높아 고평가되있는 상태"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래에셋은 "이번 지분 매입설의 효과가 얼마나 더 이어질 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가도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며 "막연히 투자에 동참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벽산건설의 펀더멘털이나 모멘텀 등을 살펴봐도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준호기자 jhlee2@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