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핵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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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세상은 잠시 멈추었던 핵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물론 북핵으로 야기된 국가 간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핵전쟁으로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서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로 불리는 이 핵시계가 현재 가리키고 있는 시각은 영시(零時) 7분 전. 멸망의 순간을 7분 남겨놓고 있다는 얘기다.
핵시계는 격월로 발행되는 원자과학회보인 '불리틴'이란 잡지의 표지에 실린다. 1947년에 창간된 이 잡지는 미국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맨해튼 프로젝트'의 아인슈타인을 비롯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이 주도했는데,이후에도 계속해서 핵과학자들에 의해 발간되고 있다.
핵시계의 시각은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핵무기 보유국들의 동향,핵무기협상의 성공과 실패,감축,핵실험 실시 등을 고려해 잡지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구종말시계는 파멸 7분 전을 가리키면서 출발했다. 진작부터 12시에 가까워 있었던 것이다. 2년 후 소련이 원자폭탄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시쪽으로 옮겨 가더니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을 가지면서 2분 전까지 다가갔다. 그러나 흐루시초프의 해빙정책으로 분침은 후진했고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독일의 통일,동구권이 붕괴되면서는 10분 전까지 물러섰다. 초강대국 간의 핵무기 협상이 타결되고서는 17분 전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16번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현재 시각은 2002년 2월에 조정된 것이다.
핵무기 개발로 인해 인류가 파멸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는 당초부터 있었다. 미국 핵폭탄 개발의 책임자였던 오펜하이머는 첫 원폭실험이 성공한 후 "나는 세계의 파괴자이고 죽음의 신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핵시계를 보면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협 속에 살고 있다는 공포감마저 든다. 앞으로 핵시계의 분침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는 순전히 북한의 태도에 달렸는데 우리와 얼굴을 맞대고 있기에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핵시계는 격월로 발행되는 원자과학회보인 '불리틴'이란 잡지의 표지에 실린다. 1947년에 창간된 이 잡지는 미국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맨해튼 프로젝트'의 아인슈타인을 비롯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이 주도했는데,이후에도 계속해서 핵과학자들에 의해 발간되고 있다.
핵시계의 시각은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핵무기 보유국들의 동향,핵무기협상의 성공과 실패,감축,핵실험 실시 등을 고려해 잡지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지구종말시계는 파멸 7분 전을 가리키면서 출발했다. 진작부터 12시에 가까워 있었던 것이다. 2년 후 소련이 원자폭탄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시쪽으로 옮겨 가더니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을 가지면서 2분 전까지 다가갔다. 그러나 흐루시초프의 해빙정책으로 분침은 후진했고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독일의 통일,동구권이 붕괴되면서는 10분 전까지 물러섰다. 초강대국 간의 핵무기 협상이 타결되고서는 17분 전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16번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현재 시각은 2002년 2월에 조정된 것이다.
핵무기 개발로 인해 인류가 파멸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는 당초부터 있었다. 미국 핵폭탄 개발의 책임자였던 오펜하이머는 첫 원폭실험이 성공한 후 "나는 세계의 파괴자이고 죽음의 신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핵시계를 보면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협 속에 살고 있다는 공포감마저 든다. 앞으로 핵시계의 분침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는 순전히 북한의 태도에 달렸는데 우리와 얼굴을 맞대고 있기에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