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9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은 하루 세 끼 식사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평균 9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숙 한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경상,전라,강원지역의 장수노인 168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및 생활습관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결과를 18일 전북 순창에서 열린 제2회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장수 노인의 87.5%가 무학이었으며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은 74.8%나 됐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는 53.6%가 건강하다고 응답했고 흡연(20.8%)과 음주(28%)를 과하게 하지 않고 절제하고 있었다.

보약이나 영양제 등 건강식품의 섭취율은 낮았다.

또 95.8%가 하루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일정시간에 일정량을 천천히,즐겁게 섭취했으며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 식사(80.4%)를 했다.

혈액학적 조사에서는 비정상 대상자의 비율은 혈당(26.8%),총콜레스테롤(2.4%),LDL(저단백)콜레스테롤(10.1%),헤모글로빈(47%)으로 나타나 고혈당이나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진 대상자의 비율이 낮았다.

이 교수는 "장수노인들은 흡연과 음주를 절제하고 충분한 활동과 수면을 취하고 식물성 식품군을 자주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장수 노인의 식사량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벨기에 게답 루벵 기독교 대학의 미셀 풀랑 교수는 해당 국가의 100세인 수를 총 인구수로 나눈 개념의 '백세인율'을 나라별로 제시했다.

풀랑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백세인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프랑스(959)로 분석됐다.

다음으로 일본(788),네덜란드(758),스위스(734),덴마크(664) 등의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의 장수지역인 오키나와 지방의 백세인 지수가 2742로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았다.

이탈리아 사르드니아 지역도 979에 달했다.

남자의 경우 백세인 지수가 크게 떨어졌는데 일본(163)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네덜란드(144),프랑스(140),덴마크(135) 등이었다.

도시별로는 이탈리아 사르드니아 지역이 363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일본 오키나와(339)였다.

두 지역은 모두 바다와 맞닿아 있다.

풀랑 교수는 "이번 조사는 1900년에 태어난 사람들 중 2000년에 100세가 되는 사람의 수를 비율로 계산한 것"이라며 "백세인 지수가 특히 높은 일본 오키나와 지역에 대해서는 장수의 원인에 대해 좀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장수는 유전자와 환경,문화 등의 요인이 모두 중요하지만 이들 요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