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선발 투수 마이클 캘러웨이의 몸쪽 높은 체인지업(128㎞)이 들어오자 김태균의 방망이가 공기를 갈랐다.

현대의 좌익수 송지만과 중견수 이택근이 열심히 뛰어봤지만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타구의 속도는 따라 챌 수 없었다.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마침내 화룡점정을 이뤘다.

이범호가 KIA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더니 플레이오프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3차전에서는 이도형이 18타수 무안타의 적막을 깨고 시원한 결승 좌월 솔로아치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번에는 4번 주포 김태균의 차례였다.

17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0이던 1회 선취점이 걸려 있던 1사 1,3루의 절호의 찬스. 깨끗한 안타 한 방만 쳐도 한화 쪽으로 순식간에 몰고 오는 순간이었다.

볼 카운트 1-1에서 김태균은 몸쪽 높은 볼을 놓치지 않았다.

밋밋하게 높게 형성된 체인지업은 캘러웨이의 실투였다.

직선타성으로 쭉쭉 뻗어간 타구는 넉넉히 펜스를 지나쳤다.

그는 좌중간 펜스 쪽에 설치된 삼성 PAVV 홈런존을 넘겨 고가의 PDP TV도 부상으로 챙겼다.

3회와 5회 각각 중전 안타를 추가했고 7회 2사 2루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투수 신철인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가 아쉽게 물러났지만 4타수3안타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한 김태균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17타수1안타)을 한꺼번에 씻겠다는 듯 맹타를 휘둘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4안타(타율 0.444)에 홈런 없이 1타점에 그쳤던 김태균은 지난 14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 우중간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로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는 등 현대와 4경기에서는 17타수 5안타(타율 0.294), 2홈런, 6타점으로 팀 내 타자 중 최고 성적을 남겼다.

제이 데이비스, 김태균, 이도형 등 중심 타선에 포진한 멤버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짜릿한 홈런맛을 보면서 한화는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치르게 됐다.

특히 '포스트 장종훈'으로 장차 수년 간 4번 타자로 군림할 김태균이 부담감을 떨치고 세 번째 맞는 포스트시즌에서 '해결사' 다운 위용을 찾았다는 점에서 한화는 더 큰 수확을 얻었다.

(대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