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화랑인 레드 케이트 전속작가 류칭허(44)가 서울 관훈동 동산방화랑에서 개인전(18일~11월1일)을 갖는다.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류칭허는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퓨전 산수화풍'을 고집하는 젊은 작가다.

'수묵의 여운'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도 현대적 감각이 깃든 '산들 바람''암류''황해' 등 근작 30여점을 내놓는다.

류칭허는 숲이나 나무보다는 여자와 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다뤘다.

그가 만들어낸 여자들은 중국인 특유의 상황인식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표정마다 현대 중국의 유화작품에 빈번히 나타나는 현실적 비판의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해외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품 '암류'는 여인의 신체를 필묵과 선염으로 더없이 부드럽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여인의 몸이 물가에 있다든가,물속의 유영을 표현한 것은 부드러움과 연약함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다.

제약된 필선에 의한 윤곽과 선염에 의해 전체적인 이미지가 걷잡힌다.

물이 끊임없이 유동하듯 인물의 이미지도 물 위에 반영되는 침윤의 순간순간에 놓인다.

이렇듯 그의 작품 속 여인들은 호기심에 찬 눈길로 주변을 바라보거나 자신들이 감시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있는 표정이다.

이번 전시를 유치한 박우홍 동산방 화랑 대표는 "루칭허의 작품은 극히 일상적인 단면을 통해 중국 현실을 담담하게 담아내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은유적인 표상까지 드러낸다"며 "'예술은 한 시대의 거울이며 증인'이란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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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