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성장이다] 위기의 건설산업‥ 공공시장 확대ㆍ기술 선진화해야 침체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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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건설경기 하강국면이 지속되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부도 건설업체가 급증세를 보이자 업계에서는 외환위기 당시의 불황 재연을 걱정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금의 건설시장 위기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공공공사 물량 감소,경기 불황에 따른 민간건축시장 악화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지난 4년간 주택시장 활황으로 건설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진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전국의 부도 건설업체 수는 7월보다 35% 증가한 50개사에 달했다.
◆공공·민간건축 동반 축소가 문제
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SOC 예산은 1993~2000년 평균 19.1%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이후 2001년에서 2003년까지는 8.3%,2004년~2005년에는 1.9%로 급격히 둔화됐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축소되기 시작한 SOC예산은 건설업계 공사 수주 감소와 기존 현장의 공사 중단 등의 문제로 이어지면서 경영 부담을 크게 가중시키고 있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서 사업비가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SOC현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산 배정 축소 및 공사기간 연장으로 지난 8월 전국 638개 SOC현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4개(53.9%)가 예산 부족으로 변칙 운영되고 있다.
또 건설업계의 수주 감소는 특히 올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일반건설업체 건설 수주는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한 9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의 주택경기 악화로 분양이 대거 연기 또는 취소되는 경우 더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상반기 건설 수주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7% 감소했고,공공부문은 21.2% 줄었다.
민간건축시장의 경우 공공부문보다는 감소폭이 작지만,민간 주택시장에서도 재개발사업 등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 감소폭은 작년 동기 대비 19.2%에 이른다.
◆올 들어 부도 건설업체 증가세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시장 규제로 인한 지방주택시장의 급격한 침체,SOC예산의 지속적 축소 등으로 일감 확보 능력이 취약한 중·소건설업체와 지방 주택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9일 한국은행 어음 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의 부도 건설업체 수는 50개사로 한 달 전보다 35%나 급증했다.
또 2분기 건설업 부도업체 수(123개사)도 1분기의 116개사보다 6% 증가했다.
특히 전체 부도업체 가운데 건설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04년 당시 전체 부도업체 가운데 건설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7.1%로 이는 올 7월까지 큰 폭의 변화가 없는 상태로 유지됐지만,8월에는 22.0%로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현재의 건설업 부도 상황이 이대로 갈 경우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민석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 들어 건설경기 위축 속도가 크게 빨라지면서 중·소 건설업체의 부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공공공사 수주 부진 심화로 올 들어 공사를 한 건도 못 따낸 업체 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지역별 업계 양극화 심화
이 같은 부도 증가 전망은 최근 3년 새 건설업계의 지역별·규모별 수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올 상반기 업체 규모별 공사 수주 물량을 보면 수도권업체의 경우 7.3% 감소에 그쳤지만,지방업체는 22.7%나 줄어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부산 광주 울산 전북 경북지역 등은 50%가 넘는 높은 수주 감소율을 기록했다.
규모별로는 시공능력순위 1∼30위권 건설업체의 수주 비중이 2004년 35.5%에서 작년에는 41.6%로 높아졌지만 101위 이하 중ㆍ소형업체의 수주 비중은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공종별로는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의 감소가 지방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어 주택경기 양극화로 인한 지방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상반기 민간부문은 작년 동기 대비 58.6% 감소해 13.6% 증가한 수도권과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냈다.
공공부문 수주도 지방은 32.8% 감소했고 수도권 업체들은 6.8% 감소에 그쳤다.
이렇듯 지방 중·소건설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폐업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광주광역시회 소속 120개 회원사 가운데 올 상반기에 공사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50개에 달했고 충북도회의 경우도 350개 회원사 중 공사 한 건도 못 따낸 업체가 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난 8월26일 현재 전국적으로 폐업을 신청한 건설업체는 3534개사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일반건설업체는 387개사,전문건설업체는 3147개사로 분석됐다.
◆공공물량 확대·산업 선진화·구조조정 3박자 갖춰야
공공공사 물량 감소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공공물량 부족을 채우겠다는 정부의 생각은 안이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민간자본은 시장논리에 따라 수지타산이 맞는 시설에 대해서만 참가하기 때문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공공시설의 충분한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공사의 지속적 확대와 재원 확보가 어렵다면 세금 외에 다른 재원을 검토해볼 것을 권장한다.
정부가 완공된 SOC시설을 기초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현재의 건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SOC예산 확대 노력이 절대 필요하지만 건설업계의 자구 노력 병행이 수반되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건설업계는 정부에 요구하는 것 못지않게 건설산업이 21세기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치열한 구조조정과 기술력 향상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투명경영체제 구축'과 '기술·능력 위주의 조직 운영' 등은 업계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하반기 들어 부도 건설업체가 급증세를 보이자 업계에서는 외환위기 당시의 불황 재연을 걱정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금의 건설시장 위기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공공공사 물량 감소,경기 불황에 따른 민간건축시장 악화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지난 4년간 주택시장 활황으로 건설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진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전국의 부도 건설업체 수는 7월보다 35% 증가한 50개사에 달했다.
◆공공·민간건축 동반 축소가 문제
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SOC 예산은 1993~2000년 평균 19.1%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이후 2001년에서 2003년까지는 8.3%,2004년~2005년에는 1.9%로 급격히 둔화됐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축소되기 시작한 SOC예산은 건설업계 공사 수주 감소와 기존 현장의 공사 중단 등의 문제로 이어지면서 경영 부담을 크게 가중시키고 있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서 사업비가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SOC현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산 배정 축소 및 공사기간 연장으로 지난 8월 전국 638개 SOC현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4개(53.9%)가 예산 부족으로 변칙 운영되고 있다.
또 건설업계의 수주 감소는 특히 올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일반건설업체 건설 수주는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한 9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의 주택경기 악화로 분양이 대거 연기 또는 취소되는 경우 더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상반기 건설 수주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7% 감소했고,공공부문은 21.2% 줄었다.
민간건축시장의 경우 공공부문보다는 감소폭이 작지만,민간 주택시장에서도 재개발사업 등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 감소폭은 작년 동기 대비 19.2%에 이른다.
◆올 들어 부도 건설업체 증가세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시장 규제로 인한 지방주택시장의 급격한 침체,SOC예산의 지속적 축소 등으로 일감 확보 능력이 취약한 중·소건설업체와 지방 주택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9일 한국은행 어음 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의 부도 건설업체 수는 50개사로 한 달 전보다 35%나 급증했다.
또 2분기 건설업 부도업체 수(123개사)도 1분기의 116개사보다 6% 증가했다.
특히 전체 부도업체 가운데 건설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04년 당시 전체 부도업체 가운데 건설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7.1%로 이는 올 7월까지 큰 폭의 변화가 없는 상태로 유지됐지만,8월에는 22.0%로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현재의 건설업 부도 상황이 이대로 갈 경우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민석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 들어 건설경기 위축 속도가 크게 빨라지면서 중·소 건설업체의 부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공공공사 수주 부진 심화로 올 들어 공사를 한 건도 못 따낸 업체 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지역별 업계 양극화 심화
이 같은 부도 증가 전망은 최근 3년 새 건설업계의 지역별·규모별 수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올 상반기 업체 규모별 공사 수주 물량을 보면 수도권업체의 경우 7.3% 감소에 그쳤지만,지방업체는 22.7%나 줄어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부산 광주 울산 전북 경북지역 등은 50%가 넘는 높은 수주 감소율을 기록했다.
규모별로는 시공능력순위 1∼30위권 건설업체의 수주 비중이 2004년 35.5%에서 작년에는 41.6%로 높아졌지만 101위 이하 중ㆍ소형업체의 수주 비중은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공종별로는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의 감소가 지방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어 주택경기 양극화로 인한 지방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상반기 민간부문은 작년 동기 대비 58.6% 감소해 13.6% 증가한 수도권과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냈다.
공공부문 수주도 지방은 32.8% 감소했고 수도권 업체들은 6.8% 감소에 그쳤다.
이렇듯 지방 중·소건설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폐업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광주광역시회 소속 120개 회원사 가운데 올 상반기에 공사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50개에 달했고 충북도회의 경우도 350개 회원사 중 공사 한 건도 못 따낸 업체가 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난 8월26일 현재 전국적으로 폐업을 신청한 건설업체는 3534개사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일반건설업체는 387개사,전문건설업체는 3147개사로 분석됐다.
◆공공물량 확대·산업 선진화·구조조정 3박자 갖춰야
공공공사 물량 감소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공공물량 부족을 채우겠다는 정부의 생각은 안이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민간자본은 시장논리에 따라 수지타산이 맞는 시설에 대해서만 참가하기 때문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공공시설의 충분한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공사의 지속적 확대와 재원 확보가 어렵다면 세금 외에 다른 재원을 검토해볼 것을 권장한다.
정부가 완공된 SOC시설을 기초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현재의 건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SOC예산 확대 노력이 절대 필요하지만 건설업계의 자구 노력 병행이 수반되지 않으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건설업계는 정부에 요구하는 것 못지않게 건설산업이 21세기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치열한 구조조정과 기술력 향상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투명경영체제 구축'과 '기술·능력 위주의 조직 운영' 등은 업계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