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법률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이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이 부동산 분야다.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외국인은 토지 소유가 불가능하며 토지 사용권을 획득해야 한다. 토지 사용권에는 영구 사용권(free holder)과 기간제 사용권(lease holder)이 있는데 기간제 사용권이 항상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국인은 영구 사용권을 획득할 수 없으나 외국 법인의 경우는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획득이 가능하다. 영구 사용권은 따로 기간을 갱신할 필요가 없지만 상속이 불가능하고 일정 액수의 사용료를 국가에 내야 한다.

기간제 사용권의 경우 사용 기간이 만료되면 갱신해야 한다. 사업용 토지의 경우 50년,농업용 토지의 경우 70년의 사용 기간이 부여되는 것이 보통이다. 기간제 사용권 역시 국가에 토지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기간을 갱신하는 경우 베트남 정부가 터무니없이 많은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외국 기업들은 투자한 금액이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정부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97년 한 일본계 호텔은 정부가 매월 7만달러에 해당하던 토지 사용료를 100만달러 정도로 높이겠다고 하자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건설업체를 운영 중인 한 기업인은 "현재는 베트남 정부가 외국의 투자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낮은 사용료를 받고 있지만 토지 사용권을 갱신할 무렵에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를 수도 있다"면서 "현재 한국 기업들 대부분이 기간제 사용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