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배우 손예진은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투명인간'에서 배우 유오성이 맡은 극중 주인공인 최장수도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았다.

한때 유명했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파킨슨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치매,알츠하이머,파킨슨병,중풍(뇌졸중)은 주로 노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젊은 사람들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그렇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은 '내 머리속의 지우개'=레이건 전 대통령도 10년간 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사망했다.

치매의 50%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생기므로 이를 흔히 치매라 부른다.

치매는 사람의 정신능력과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는 그 자체가 어떤 활동을 이야기하는 진단명이 아니라 단지 특정한 증상들이 나타나서 어떤 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우를 말하는 하나의 증후군이다.

그동안 노망이라고 불리면서 나이를 먹으면 피할 수 없이 오는 증상으로 생각했으나 치매는 단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생리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증상은 가벼운 기억장애부터 매우 심한 행동장애까지 나타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알코올 중독이나 심한 뇌손상,유전적 요인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원인이 분명치 않으므로 치료 역시 특별한 방법이 없어 예방차원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경도의 인지기능 장애라는 치매 전 상태를 규정하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됐다.


○알리의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원인=우리나라는 파킨슨병 유병률이 10만명당 374명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고령화로 인해 증가추세다.

이 병은 떨림,경직,서동증(행동이 느려짐),불안정한 자세유지 등이 주 증상이다.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져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도파민은 뇌의 흑색질이라는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며 흑색질의 신경세포는 뇌의 기저핵과 연결된다.

기저핵은 인체의 운동을 부드럽고 조화 있게,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위다.

그런데 이 기능을 조절하기 위해 분비되는 도파민이 부족하면 파킨슨병이 된다.

초기증상은 전신 위약감이나 보행 도중 방향 바꾸기 어려움,손떨림,침 흘리는 현상 등이 있다.

이때는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진단을 내리기도 어렵다.

증세가 심하면 우울증,수면장애,치매,안검경련,언어장애,신체마비 등이 생긴다.

○뇌혈관이 폭발하는 중풍=뇌혈관 질환인 중풍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의학적 용어로는 뇌졸중이라 부른다.

중풍은 심장마비에 해당되는 초응급상황이므로 신속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경우 보통 발생 3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옮겨야 신체마비 등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증상은 신체 어느 한쪽의 마비,발음이나 발성장애,감각이상,언어장애,중심을 못잡고 휘청거리는 등 균형장애가 나타난다.

심할 경우 의식장애가 올 수도 있다.

중풍은 예방과 조기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1차 예방은 고혈압 고연령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흡연 등에 따른 위험인자에 대한 철저한 조절이다.

2차 예방은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에 있어 재발과 악화방지를 위한 것으로 1차예방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도움말=고성범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