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남 부회장은 재담가로 유명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어디서나 좌중을 사로잡는다.

조 부회장과 함께 골프를 치면 다섯 타나 더 나온다고 말할 정도다.

그의 얘기를 듣고 웃다 보면 샷이 흔들린다는 것.조 부회장은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이 돼라"는 모친의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건강 비법을 물으면 "낙천적으로 살고 남을 원망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 부회장은 인자한 외모에 온화한 성품을 지녔지만 일 만큼은 저돌적으로 밀어붙인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온 '화공쟁이'이고 석유화학 전문가다.

1995년 SK텔레콤으로 옮기기 전까지 SK㈜에서 일했다.

하지만 그에겐 'CDMA 전도사'란 수식어도 늘 따라 다닌다.

1996년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를 주도해 한국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당시 아날로그 기술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CDMA 디지털 장비와 단말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리라곤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는 통신 문외한이었지만 엔지니어의 열정과 근성으로 정보통신 역사를 새로 썼다.

1999년엔 'TTL 브랜드'를 내놓아 이동통신 서비스를 한 차원 끌어올렸고,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거리응원을 지원해 마케팅 분야에서도 성공 모델을 만들어냈다.

조 부회장에겐 최근 새 수식어가 하나 생겨났다.

바로 '사회공헌 전도사'다.

조 부회장은 2004년부터 SK그룹 자원봉사단장을 맡아 국내는 물론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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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남 부회장 약력


△1941년 전북 전주 출생

△1961년 전주고 졸업

△1966년 SK㈜(옛 유공) 입사

△1967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1978년 SK㈜ 기술부장

△1987년 SK㈜ 이사(엔지니어링 담당)

△1992년 SK㈜ 상무(기술담당)

△1995년 SK텔레콤 전무(서비스 생산 부문)

△1998년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 과정

△1998년 SK텔레콤 부사장

△1998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000년 SK텔레콤 대표이사 부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