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옷 장만은 추석 연휴 때 패션 아울렛몰에서." 추석을 앞두고 재고 의류를 싸게 파는 패션 아울렛몰에 올 가을 신상품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서울 문정동,금천패션타운,용인 죽전,고양 덕이동 등 패션 아울렛타운에는 보통 매장의 70%가량을 차지하는 1~2년차 재고 상품이 예년의 절반으로 줄고,대신 신상품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백화점 가두점 등 정상가 매장의 실적 부진에 다급해진 패션 업체들이 30~40% 할인 판매하는 아울렛을 통해 신상품의 이른 재고 처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울렛에 신상품이 넘쳐난다


여성 캐릭터 정장을 생산하는 A패션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을 신상품 생산물량 대비 정상가 판매율이 32%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시점(51%)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그만큼 아울렛으로 밀어낸 물량은 늘었다.

단가가 낮은 캐주얼 의류를 만드는 B업체도 정상가 소진율이 50%에 미치지 못해 팔리지 않은 옷의 상당수를 아울렛 매장으로 보낸 상태.

가을옷 판매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올해 추석이 음력 윤달의 영향으로 10월로 넘어오면서 보통 9월 중순에 발생하던 추석빔 수요가 뚝 끊긴 탓이다.

또 대형 백화점들이 올가을 정기세일을 작년보다 보름 이상 늦춘 것도 아울렛몰의 신상품 물량을 풍부하게 만든 요인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작년 정기세일을 9월30일부터 시작했지만 올해는 이달 14일로 미뤘다.

추석 대목 이후에 세일을 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매출 부진으로 현금 흐름에 압박을 받는 패션업체들은 이달 중순 백화점 세일 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아울렛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백화점 세일 기다리지 마세요

따라서 패션·유통업계 전문가들은 14일부터 시작하는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을 기다릴 것 없이 이번주 아울렛몰에서 가을옷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당해 연도 신상품 할인율은 30~40% 정도로 백화점 세일의 할인율(30%)과 비슷하고,물량도 풍부하기 때문.또 백화점 세일 때까지 기다렸다 가을옷을 사면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같은 할인율이면 하루라도 먼저 구입하는 게 낫다는 것.

서울 문정동 로데오거리의 아울렛 매장들은 대부분이 추석 당일(6일) 하루만 쉬고 나머지 휴일은 정상 영업한다.

문정동은 시스템,에고이스트,모르간 등 백화점 입점 유명 브랜드의 아울렛 매장이 밀집해 있는 데다 수도권 아울렛타운 중 백화점에서 빠져 나온 신상품이 가장 먼저 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신 신상품 할인율은 20~30% 정도로 상대적으로 박한 편.

고가에서 중·저가까지 브랜드 구성이 폭넓고 물량이 풍부한 곳은 서울 가산동 금천패션타운이다.

마리오아울렛,패션아일랜드 등 대형 복합 아울렛몰들은 추석 당일 쉬는 대신 나머지 휴일에는 30분씩 연장 영업을 한다.

균일가 판매전이 수시로 열려 미끼 상품으로 나온 신상품을 50~70%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영캐주얼,스포츠,아웃도어복 등의 매장으로 이뤄진 용인 죽전 로데오거리도 콜렉티드,죽전패션타운,BB아울렛 등 대형 몰들은 추석 당일 하루만,일부 가두점들은 6~7일 이틀간 쉰다.

유명 브랜드의 로드숍이 길게 늘어선 고양 덕이동 로데오거리는 점포별로 자율적으로 휴무일을 결정할 방침이지만,대부분의 점주들이 추석 하루를 제외하고 영업을 계속한다.

문정동 모즈아울렛 관계자는 "인기 있는 디자인이나 가장 많이 찾는 사이즈 제품은 보통 아울렛까지 흘러들어오는 경우가 적은데,올해는 백화점 매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신상품 구색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