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브랜드를 키워라]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를 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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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에 빠져 있던 미국 컴퓨터업체 애플은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이라는 신제품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2001년 첫 출시된 아이팟은 최초의 MP3플레이어도 싼 가격도 아니었지만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는 데 성공,추락하던 애플의 명성을 단숨에 회복시켜 주었다.
슬림형의 산뜻한 디자인과 색상,음악을 검색할 때 쓰는 '클릭 휠(Click Wheel)'을 액정화면 하단에 배치하는 혁신적 디자인 덕분이었다.
패션 액세서리로 사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겉으로 드러내기 좋아하는 젊은 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톰 피터스는 저서 'Re-imagine'(한국판 제목,미래를 경영하라)에서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품질은 10배 좋아졌지만 제품의 독창성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10배+1/10 현상'을 제기했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어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아이팟은 제품에 젊은이들의 문화를 담아 바로 '10분의 1'에 불과한 제품 간 차별성의 벽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제 '문화 융합 상품'은 글로벌 기업의 화두가 되었다.
문화를 담은 신제품만이 시장 선점이 가능하며 그 수명도 오래 간다는 현실의 반영이다.
고객들의 제품 충성도를 높여주는 장점도 있다.
미국 모터사이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이 대표적 사례다.
2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거친 사운드를 통해 사람들은 서부개척 시대를 달리던 말발굽 소리,거친 숨을 내쉬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게 해준다.
값 싸고 품질 좋은 일제 4기통 엔진에 시장을 잠식당했던 1980년대에도 할리데이비슨은 2기통 엔진을 고집했다.
자기만의 소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미국 서부문화를 상징하는 독창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수차례에 걸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진은 전 세계를 돌며 할리데이비슨 문화를 파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톰 피터스는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를 팔지 않고,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클럽메드는 휴가를 팔지 않고,기네스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성공은 제품에 담긴 문화 덕분이라는 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브랜드 하이재킹'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알렉스 위퍼퍼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납치해 진화시키도록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돈을 쓰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스스로 가져갈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만들어주는 감성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문화 융합 상품'을 만들어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영화나 공연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광고를 통해 문화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감성을 중시하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마음을 끌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아우디 폭스바겐 등 세계적 명차를 디자인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세계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질'만으로는 안 된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LG전자는 휴대폰에 '초콜릿'이라는 감성을 담아 600만개 이상을 판매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값 싸게 만드는 쪽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온 힘을 기울이다 보니 디자인과 같은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생산성본부 조사 결과 브랜드 경영 전담조직을 갖고 있는 회사가 15% 정도에 불과한 사실이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국의 문화를 보다 과감하게 수용하고,국적을 불문하고 초일류 글로벌 인재들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창의성은 한 나라의 문화보다는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만나고 어우러지면서 훨씬 효과적으로 발휘된다는 지적이다.
멀티형 문화는 이제 제품 개발에 필수 요소인 것이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미래연구팀장은 "문화와 독창적인 디자인,라이프 스타일을 제품에 담아내는 것이 비용을 줄이고 기능을 높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에 문화를 담는 것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의 필요충분조건임에 분명하다.
[ 특별취재팀 ]
현승윤 차장(경제부,팀장) 김병언(영상정보부) 이철민(편집부) 류시훈(기획취재부) 임원기(IT부) 문혜정(사회부) 김동윤(과학벤처중기부) 이태명(산업부) 박준영(미술팀)기자 하영춘 뉴욕특파원
2001년 첫 출시된 아이팟은 최초의 MP3플레이어도 싼 가격도 아니었지만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는 데 성공,추락하던 애플의 명성을 단숨에 회복시켜 주었다.
슬림형의 산뜻한 디자인과 색상,음악을 검색할 때 쓰는 '클릭 휠(Click Wheel)'을 액정화면 하단에 배치하는 혁신적 디자인 덕분이었다.
패션 액세서리로 사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겉으로 드러내기 좋아하는 젊은 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톰 피터스는 저서 'Re-imagine'(한국판 제목,미래를 경영하라)에서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품질은 10배 좋아졌지만 제품의 독창성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10배+1/10 현상'을 제기했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어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아이팟은 제품에 젊은이들의 문화를 담아 바로 '10분의 1'에 불과한 제품 간 차별성의 벽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제 '문화 융합 상품'은 글로벌 기업의 화두가 되었다.
문화를 담은 신제품만이 시장 선점이 가능하며 그 수명도 오래 간다는 현실의 반영이다.
고객들의 제품 충성도를 높여주는 장점도 있다.
미국 모터사이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이 대표적 사례다.
2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거친 사운드를 통해 사람들은 서부개척 시대를 달리던 말발굽 소리,거친 숨을 내쉬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게 해준다.
값 싸고 품질 좋은 일제 4기통 엔진에 시장을 잠식당했던 1980년대에도 할리데이비슨은 2기통 엔진을 고집했다.
자기만의 소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미국 서부문화를 상징하는 독창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수차례에 걸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진은 전 세계를 돌며 할리데이비슨 문화를 파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톰 피터스는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를 팔지 않고,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클럽메드는 휴가를 팔지 않고,기네스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성공은 제품에 담긴 문화 덕분이라는 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브랜드 하이재킹'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알렉스 위퍼퍼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납치해 진화시키도록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돈을 쓰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스스로 가져갈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만들어주는 감성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문화 융합 상품'을 만들어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영화나 공연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광고를 통해 문화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감성을 중시하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마음을 끌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아우디 폭스바겐 등 세계적 명차를 디자인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세계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질'만으로는 안 된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LG전자는 휴대폰에 '초콜릿'이라는 감성을 담아 600만개 이상을 판매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값 싸게 만드는 쪽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온 힘을 기울이다 보니 디자인과 같은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생산성본부 조사 결과 브랜드 경영 전담조직을 갖고 있는 회사가 15% 정도에 불과한 사실이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국의 문화를 보다 과감하게 수용하고,국적을 불문하고 초일류 글로벌 인재들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창의성은 한 나라의 문화보다는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만나고 어우러지면서 훨씬 효과적으로 발휘된다는 지적이다.
멀티형 문화는 이제 제품 개발에 필수 요소인 것이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미래연구팀장은 "문화와 독창적인 디자인,라이프 스타일을 제품에 담아내는 것이 비용을 줄이고 기능을 높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에 문화를 담는 것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의 필요충분조건임에 분명하다.
[ 특별취재팀 ]
현승윤 차장(경제부,팀장) 김병언(영상정보부) 이철민(편집부) 류시훈(기획취재부) 임원기(IT부) 문혜정(사회부) 김동윤(과학벤처중기부) 이태명(산업부) 박준영(미술팀)기자 하영춘 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