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 방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윤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하락 등 최근 기업과 관련한 주요 이슈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먼저 최근 환율 하락 추세와 관련,"원·달러 환율이 950원,엔·달러 환율이 117엔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이래서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업체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며 "삼성전자도 원·달러 환율이 100원 내려갈 때마다 3조2000억원의 이익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매출의 30%,순이익의 5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심각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환율 방어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 손실에 대한 정치권의 감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일부 정치인들은 외평채 운용에 따른 손실액이 18조원이나 된다고 하는데,손실보다 운용함으로써 국가경제 전체에 기여하는 이익은 훨씬 크다"며 외평채를 이용한 환율 방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윤 부회장은 정부의 환율 적극 개입을 요구하는 동시에 중소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투자 여력도 없다고 하소연하지만,이병철 고 삼성그룹 창업주는 조그만 구멍가게로 지금의 삼성을 세웠고 조중훈 고 한진그룹 창업주도 트럭 한 대로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연말까지는 아직 3개월이나 남아 예측하기 어렵지만 4분기 실적은 분명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원가 절감 노력 등 기초체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