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페셜] 한가위 新풍속도 … 선물은 X-마스 때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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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사원 박진석씨(33·서울 목동)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28일 백화점에서 평소 아내가 갖고 싶어 하던 핸드백을 선물로 사줬다.
"시댁에 추석 차례 지내러 가기 전에 아내에게 핸드백을 하나 사주면 연휴 내내 편안할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20·30대 젊은 남편들 사이에 박씨와 같은 '유비무환(有備無患)파'가 늘고 있다.
#2.올해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정재묵씨(45·서울 구의동)와 오희경씨(43) 부부는 추석 차례를 5일이나 앞당겨 이번 주말(9월30일)에 지내기로 했다.
10월3일 개천절 아침 한계령에서부터 하늘이 열리는 동해바다를 향해 3일 일정으로 걷기 여행에 나설 생각에서다.
아들은 1주일짜리 초단기 '스파르타식 논술 특강학원'에 보내기로 했다.
#3.싱글족 이영실씨(34·여·마포)에게 추석은 견뎌내야 할 '통과 의례'다.
부모님과 친지의 잔소리를 참느니 서울에 눌러 앉기로 했지만 15년 가까이 살아온 '제2의 고향' 서울도 이때만큼은 먹을 것 찾기 힘든 낯선 타향일 뿐이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7일간의 다이어트'.
'신(新) 풍속도'로 불릴 정도로 추석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명절 스트레스로 행여 둘째 낳기를 포기할까 염려하는 젊은 남편들은 부모님보다 아내 선물 먼저 챙기기에 바쁘고,추석 연휴 중 적어도 하루 이틀은 둘만의 시간으로 남겨 두려는 중년 부부들이 늘고 있다.
최장 9일까지 길어진 연휴 덕분에 '여행상품이 올 추석시즌의 최대 히트 선물'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올 추석의 변화된 모습이다.
◆20·30대 젊은 부부,'아내를 챙기자'
과일 정육 등 어르신용 선물을 고르려는 고객들로 분주한 29일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1층 핸드백 전문점 토즈매장이 정장 차림의 20·30대 남성 고객들로 북적였다.
황현숙 토즈 매니저는 "아내 선물용 핸드백을 사겠다고 온 고객들"이라며 "작년 추석 때보다 30%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평창동의 한 보석 전문점 대표는 "1∼2년 전부터 시작해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 이쪽 업계 대목으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특급 호텔 패키지로 아내의 환심을 사려는 남편들도 역시 올 추석의 '애처가' 계열에 속한다.
안주연 조선호텔 홍보팀 과장은 "추석과 설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1년 중 호텔 패키지가 가장 저렴한 시즌"이라며 "하지만 올 추석은 길어진 연휴 덕분에 예약률이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제주는 아예 한식 조리장이 차려주는 한가위 차례상 서비스(알뜰형 20만원)를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마련했다.
◆40·50대 중년 부부,'둘만의 시간을'
긴 연휴를 이용해 도보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도 꽤 많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가장 큰 도보여행 동호회인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에는 지난달 초 기준으로 40,50대 회원 수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해 2000명을 넘어섰다.
게시판에는 추석 연휴 때 100km짜리 장거리 도보여행에 같이 갈 40대 부부를 구한다는 게시물이 하루 2∼3건씩 올라오고 있다.
정씨는 "부부가 함께 걸으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얘기나 실컷 하고 돌아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40대 부모들이 이처럼 여행을 떠나는 대신 고교 2∼3학년 수험생들은 추석 연휴에 단기로 개설되는 논술강의의 고행길에 나선다.
Y아카데미 등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10여개 기숙학원은 10월2일부터 9일까지 일제히 초단기 스파르타식 논술 특강을 연다.
○싱글족,'혼자서도 즐길 수 있어야 산다'
서울에 홀로 남겨질 그(녀)들을 위한 상품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성황리에 팔리고 있다.
옥션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방범 관련 용품이 하루에 500개가량 판매되고 있다.
감시카메라 모형(4500원),초소형 경보기(5900원) 등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루 평균 매출이 작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벼락치기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싱글족들의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 역시 올 추석의 특징이다.
박동휘·차기현 기자 donghuip@hankyung.com
"시댁에 추석 차례 지내러 가기 전에 아내에게 핸드백을 하나 사주면 연휴 내내 편안할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20·30대 젊은 남편들 사이에 박씨와 같은 '유비무환(有備無患)파'가 늘고 있다.
#2.올해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정재묵씨(45·서울 구의동)와 오희경씨(43) 부부는 추석 차례를 5일이나 앞당겨 이번 주말(9월30일)에 지내기로 했다.
10월3일 개천절 아침 한계령에서부터 하늘이 열리는 동해바다를 향해 3일 일정으로 걷기 여행에 나설 생각에서다.
아들은 1주일짜리 초단기 '스파르타식 논술 특강학원'에 보내기로 했다.
#3.싱글족 이영실씨(34·여·마포)에게 추석은 견뎌내야 할 '통과 의례'다.
부모님과 친지의 잔소리를 참느니 서울에 눌러 앉기로 했지만 15년 가까이 살아온 '제2의 고향' 서울도 이때만큼은 먹을 것 찾기 힘든 낯선 타향일 뿐이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7일간의 다이어트'.
'신(新) 풍속도'로 불릴 정도로 추석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명절 스트레스로 행여 둘째 낳기를 포기할까 염려하는 젊은 남편들은 부모님보다 아내 선물 먼저 챙기기에 바쁘고,추석 연휴 중 적어도 하루 이틀은 둘만의 시간으로 남겨 두려는 중년 부부들이 늘고 있다.
최장 9일까지 길어진 연휴 덕분에 '여행상품이 올 추석시즌의 최대 히트 선물'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올 추석의 변화된 모습이다.
◆20·30대 젊은 부부,'아내를 챙기자'
과일 정육 등 어르신용 선물을 고르려는 고객들로 분주한 29일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1층 핸드백 전문점 토즈매장이 정장 차림의 20·30대 남성 고객들로 북적였다.
황현숙 토즈 매니저는 "아내 선물용 핸드백을 사겠다고 온 고객들"이라며 "작년 추석 때보다 30%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평창동의 한 보석 전문점 대표는 "1∼2년 전부터 시작해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이 이쪽 업계 대목으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특급 호텔 패키지로 아내의 환심을 사려는 남편들도 역시 올 추석의 '애처가' 계열에 속한다.
안주연 조선호텔 홍보팀 과장은 "추석과 설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1년 중 호텔 패키지가 가장 저렴한 시즌"이라며 "하지만 올 추석은 길어진 연휴 덕분에 예약률이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제주는 아예 한식 조리장이 차려주는 한가위 차례상 서비스(알뜰형 20만원)를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마련했다.
◆40·50대 중년 부부,'둘만의 시간을'
긴 연휴를 이용해 도보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도 꽤 많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가장 큰 도보여행 동호회인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에는 지난달 초 기준으로 40,50대 회원 수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해 2000명을 넘어섰다.
게시판에는 추석 연휴 때 100km짜리 장거리 도보여행에 같이 갈 40대 부부를 구한다는 게시물이 하루 2∼3건씩 올라오고 있다.
정씨는 "부부가 함께 걸으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얘기나 실컷 하고 돌아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40대 부모들이 이처럼 여행을 떠나는 대신 고교 2∼3학년 수험생들은 추석 연휴에 단기로 개설되는 논술강의의 고행길에 나선다.
Y아카데미 등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10여개 기숙학원은 10월2일부터 9일까지 일제히 초단기 스파르타식 논술 특강을 연다.
○싱글족,'혼자서도 즐길 수 있어야 산다'
서울에 홀로 남겨질 그(녀)들을 위한 상품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성황리에 팔리고 있다.
옥션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방범 관련 용품이 하루에 500개가량 판매되고 있다.
감시카메라 모형(4500원),초소형 경보기(5900원) 등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루 평균 매출이 작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벼락치기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싱글족들의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 역시 올 추석의 특징이다.
박동휘·차기현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