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LG경제특구' 건설현장을 가다…내년 초 유럽전진기지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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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외곽도시 브르초아브주(洲) 코베르지체.브르초아브 공항을 빠져나와 도로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평원을 자동차로 20여분 가로지르면 최고 80m 높이의 대형 크레인들이 하나둘씩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옥수수와 사탕무를 재배하던 대규모 농지가 LG그룹의 디스플레이 수출을 위한 유럽 전진기지로 화려하게 탈바꿈하고 있는 현장이다.
총 78만9000평 규모의 사업부지에는 LG전자 LCD-TV·냉장고 공장은 물론 LG필립스LCD LPL모듈 공장과 LCD관련 4개 협력사의 공장 등 6개 생산시설이 동시에 건설 중이다.
공사비 규모만 2850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로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3월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짓는 초단기 공정 사업이다.
건설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동유럽 지역에서 이 같은 공기 단축이 가능한 것은 전체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GS건설의 차별화된 시공 노하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GS건설은 공장에서 틀에 맞춰 미리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최신 공사기법인 PC공법을 적용,당초 계획보다 6개월가량 완공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연 200만대 생산 규모의 LG전자 LCD-TV 공장은 이달 말 일부 라인이 완성돼 시험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재 40%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LG필립스LCD의 LPL모듈 공장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이 작은 시골 마을인 브르초아브를 유럽 수출의 교두보로 선택한 것은 서유럽 주요 국가와 가까운 지리적 여건 이외에도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전략이 한 몫을 했다.
6개 공장이 들어서는 단지 전체를 LG 경제특구로 지정,법인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 등 파격적인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해 현지에서는 '폴란드의 자존심을 다 내준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다.
최근에는 폴란드 정부가 현장 주변 일대도로를 '한국로(Koreanska)','서울로(Seulska)'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정영욱 GS건설 폴란드 프로젝트 총괄 담당은 "LG그룹과 GS건설에 국내와 해외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유럽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르초아브(폴란드)=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