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의 영국 캐빈디시연구소 인턴으로 참여했던 한국의 대학생이 이 연구소가 풀지 못하고 있던 난제를 단숨에 해결해줘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4년생인 윤홍기씨(22)는 최근 이 연구소의 2개월 과정 여름연구프로그램에 지원,이곳 나노연구실 연구원을 돕는 인턴으로 배치됐다.

이 연구실은 전자빔을 활용한 3차원 나노구조 모델을 만드는 과제를 맡아 작업 중이었는데,프로그래밍 기술이 부족해 석달 이상이나 원하는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본 윤씨는 혼자서 단 이틀간 밤샘작업 끝에 프로그램의 작성과 테스트까지 끝내고 나노구조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윤씨는 "이틀간 밤샘을 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며 "학교에서 물리와 전산을 복수로 전공하고 있어 프로그래밍에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3년 강원과학고를 졸업한 윤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세계적인 실험물리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씨의 연구성과는 논문으로 작성돼 오는 12월 발표되며,윤씨가 이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될 예정이다.

캐빈디시 측은 윤씨의 탁월한 연구력과 열정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앞으로 KAIST와의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KAIST 관계자는 말했다.

캐빈디시는 전자파 이론을 만들어 낸 맥스웰 박사를 비롯 전자를 발견한 톰슨박사,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밝혀낸 크릭 왓슨 박사 등 노벨상 수상자만 28명을 배출한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연구소다.

KAIST는 2004년 캐빈디시와 공동 협력협정을 맺고 연구협력센터를 학교 내에 설치했으며 연구원들을 서로 교환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캐빈디시 연구소 하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26일 KAIST 교내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