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490억원 규모로 설정한 '마르스 제1호 PEF'가 지난 19일 장 마감 후 대량 자전거래를 통해 샘표식품 주식 107만주(24.1%)를 사들였습니다.

'마르스 PEF'는 샘표식품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15명이 보유한 지분을 주당 평균 1만6천원에 사들여 매수가격은 모두 161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샘표식품 특수관계인 25명 중 최대주주인 박진선 사장과 부인 등 1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함에 따라52.55%에 달했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45%로 떨어졌습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샘표식품이 브랜드 가치가 높고 주가가 자산에 비해 저평가상태로 판단해 주식을 매입했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에 참여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샘표식품 경영권에는 관심없다"며 적대적 M&A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이번 주식매입으로 최대주주와 지분차이가 4.35%포인트에 불과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샘표식품은 지난 1997년 이후 박승복 회장이 이복동생인 박승재 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바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박승복 회장의 아들인 박진선 현 사장은 1997년 주총에서 작은아버지인 박승재 전 사장을 해임시키고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나 이후 샘표식품은 박승복 회장과 아들인 박 사장 측과 이복 동생인 박 전 사장 측이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습니다.

특히 이번 주식인수 과정에서 주식을 매도한 특수관계인은 박 회장의 이복 동생과 가족들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샘표식품 측은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긴 주주들은 대부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거나 앞으로 이민을 떠날 예정이며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민을 위한 재산정리 차원에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최대 주주에 사전 예고 없이 우리증권측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뒤 매매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대적 M&A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