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와 취미로 즐기는 낚시는 그 상징성이 다양하다.

먼저 꼽히는 것은 '강태공의 낚시'인데 때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인용되곤 한다.

공자는 '조이불망(釣而不網)'이라 해서 군자는 낚시를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철학자 신일철 교수는 낚시를 '희망의 예술'이라고까지 치켜세운다.

따분한 기다림에도 결코 지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낚시의 멋진 풍류는 예부터 문인묵객들이 수없이 그려낸 단골 메뉴였다.

"궂은 비 멎어가고 시냇물이 맑아 온다/낚싯대 둘러메니 깊은 흥을 억제치 못하겠구나…."<윤선도> "창랑(滄浪)에 낚시 넣고 조대(釣臺)에 앉았으니/낙조청강(落照淸江)에 빗소리 더욱 좋네…."<조헌>

낚시인들의 낚시에 대한 찬사는 침이 마를 지경이다.

낚싯대를 타고 전해오는 오묘하고도 짜릿한 손맛하며,생동감있게 전해지는 입질의 전율,고기가 잡혀 올라올 때의 펄떡이는 역동성에 반한다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낚시터 주변의 자연이 주는 변화는 언제나 새롭고 바람소리,물소리,새소리는 한데 어우러져 천상의 교향곡을 연주한다고 얘기한다.

낚시가 호연지기를 기르는데는 제격이라거나 '명상하는 사람의 레크리에이션'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또 낚시의 핵심은 찌의 작은 움직임에 몰두하는 것이어서 잡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에게 꼭 맞는 취미생활이라고도 한다.

이런 낚시를 두고 정부가 '낚시인 신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동호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내세운 '환경보호'와 낚시인들이 주장하는 '취미활동에 대한 지나친 규제'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서구나 일본 등에서 낚시할 구역이나 고기의 크기,낚시도구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점은 참고할 일이다.

570만명에 이르는 낚시인들이 불편없이 야외생활을 즐기면서 아울러 환경지킴이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차분히 시간을 두고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미 급한 낚시꾼은 고기를 놓친다고 하지 않는가.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