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高)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은평 뉴타운의 분양 원가를 18일 공개했다.

34평형 분양가는 분양원가이고,40평형대 이상 분양가는 분양원가에 5%의 이익밖에 붙이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분양원가가 높아서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앞서 분양원가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0평형대 분양이익 5%에 불과

서울시가 밝힌 34평형의 분양원가는 평당 1151만원이다.

분양가격도 원가와 동일하게 평당 1151만원으로 정해졌다.

입주 예정자의 70% 이상이 원주민인 점을 고려해 분양가격을 원가와 동일하게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40평형대 이상의 평당 분양원가를 보면 △41평형 1321만7000원 △53평형 1425만6000원 △65평형 1446만9000원이다.

분양가는 여기에 수익률 5%를 얹어 △1391만3000원(41평형) △1500만7000원(53평형) △1523만1000원(65평형) 등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이번 2066가구 분양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680억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분양수익을 공공 임대주택 건설 재원,임대 아파트 운영 등 저소득 시민을 위한 공익사업으로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허영 서울시 주택국장은 "수익률 5%는 주변 시세와의 차익,미분양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과도한 시세 차익으로 인한 투기 방지 등을 위해 정한 수치"라며 "추가로 분양될 은평뉴타운에도 이 수익률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토지보상비·낮은 용적률이 원인

은평뉴타운은 분양원가 공개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분양원가를 털어놓은 것은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가 주변시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2004년 상암지구 분양 때처럼 높은 이익(40%)을 남기지 않았음을 적극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높은 토지보상비,낮은 용적률,절반에 육박하는 녹지비율 등이 분양원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토지보상비의 경우 경기도 판교신도시는 평당 111만6000원 수준이지만 은평뉴타운은 361만원이나 된다고 밝혔다.

또 녹지를 많이 배치하다 보니 전체 면적에서 대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분양원가 낮추는 노력 미흡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분양원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뉴타운은 청계천 복원과 함께 전임 이명박 시장의 야심작이다.

서울시가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기 위해 사업을 서두른 측면이 없지 않다.

시간을 정해두고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보상가를 높여줄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수용에 반발하면 사업이 한없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S건설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를 자극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던 만큼 분양원가를 낮추기 위해 보상가 건축비 단지조성 등에 대해 고민을 더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비가 과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공개한 40평형대 이상의 건축비는 평당 570만원대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실제공사비(실행단가)는 평당 400만원 전후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공사를 맡은 건설사의 판관비와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직접 공사를 하면 들어가지 않는 비용을 한번 도급을 줌으로써 건축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고급주택 시공업체인 K건설 관계자는 "용인 죽전 등의 최고급 타운하우스 공사비가 55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건축비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