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마케팅 컨설턴트 페이스 팝콘은 2000년 '이브올루션(EVEolution)'이란 책을 펴냈다.

이브올루션이란 이브(Eve)와 진화(Evolution)의 합성어.팝콘은 이 책에서 여성은 이제 모든 소비의 주체자로 진화했으며 따라서 여성 중심의 마케팅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다음 여성의 구매동기 유발 및 충성심 유지법 8가지를 제시했다.

'친구를 만들어주고,일인다역 생활을 지원하고,마음을 읽고,뛰어난 관찰력을 중시하고,편안함을 만끽하게 하고,엄마가 쓰면 아이도 쓴다는데 주목하고,함께 키우는 브랜드를 만들고,아무 것도 숨기지 말라'는 게 그것이다.

팝콘은 이중 첫째로 '친구 만들어주기'를 꼽은데 대해 여성은 천성적으로 정보를 나눠주고 방향을 일러주고 느낌을 교환하면서 유대를 강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수다는 곧 연결수단이며 그러므로 여성고객에겐 기업이 직접 메시지를 제공하기보다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도록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와이프로거(wife-logger)와 트윈슈머(Twinsumer)에 마케팅 초점을 맞춘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는 팝콘의 분석이 들어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와이프로거'는 아내(Wife)와 블로거(Blogger)를 더한 말로 요리 육아같은 생활정보를 블로그 등에 소개하는 주부를 뜻한다.

'트윈슈머'는 쌍둥이(Twin)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단어.구매에 앞서 남의 경험담을 참고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기업의 일방적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정보를 얻으려는 꼼꼼한 이들이다.

인터넷 확산에 따른 정보의 대중화로 인해 입소문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트윈슈머가 증가하면서 상품 비교 사이트도 늘어났다.

온라인 장터에선 질문에 답하거나 문제 제기에 대응하는 걸 넘어 경품이나 포인트를 내걸고 긍정적인 평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품평 내지 이용 후기는 어디까지나 사실에 근거한 '진짜'여야 한다.

트윈슈머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