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남쪽의 수중 암초인 이어도가 한국과 중국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분쟁의 전초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쑤옌자오(蘇岩礁·이어도의 중국명)는 양국이 주장하는 EEZ가 중첩되는 지점에 있다"며 "이 섬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한 한국의 일방적 행동은 아무런 법률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년 전 한국이 이 섬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을 때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며 지난해 이어도에 대해 5차례 감시활동을 벌인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측은 이어도가 영토에 포함되는 섬이 아니라 수중 암초라는 점을 강조,이 사안이 영토 분쟁이 아니라 '해양 분쟁'이라고 규정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조만간 우리 정부에 동중국해에 대한 본격적인 EEZ 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어도 수역은 한국측에 근접한 수역인 만큼 우리가 명백한 권리를 갖고 있다"며 "해양과학기지 운영도 우리의 정당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1995~2003년 주변 지역의 EEZ 경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어도에 플랫폼 형태의 과학기지를 설치했으며,중국은 이후 이 기지의 움직임을 계속 감시해왔다.

한·중 양국은 지금까지 10차례 EEZ 협상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정지영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