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원감축설까지 나돌 정도로 침체일로를 걷던 LG전자의 경영실적이 하반기 들어 완연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적회복의 양대 걸림돌로 지목돼왔던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모두 동반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4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1,2분기에 연속 적자를 내며 회사의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던 휴대폰 사업이 7,8월 두 달 연속 흑자 반전에 성공하면서 3분기 중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6월 영국,8월 북미시장에서 각각 출시돼 전 세계에 걸쳐 330만대가 팔려 나간 초콜릿폰 판매 호조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서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최고 3% 선까지 예측하고 있으며 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초콜릿폰이 '글로벌 히트'를 친 덕분에 휴대폰 마케팅 전반에 탄력적인 비용조절이 가능해지면서 수익률이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휴대폰 사업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TV와 PDP모듈을 생산하는 디지털디스플레이(DD) 부문도 부쩍 힘을 내고 있다.

PDP모듈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최근 2∼3%까지 올라 정상 궤도 탈환을 앞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25만대가 팔려나간 타임머신 TV도 갈수록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예상되는 판매량만 25만대로 추산된다.

업계는 LG전자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해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고가 전략'을 끝까지 밀어붙인 데 따른 결실"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초콜릿폰과 타임머신TV는 같은 사양의 타사 제품들에 비해 각각 100∼200달러,300∼500달러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모처럼 찾아온 상승무드를 이어가기 위해선 향후 휴대폰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우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연말께 초콜릿폰 후속모델을 내놓고 호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지만 울트라에디션(삼성전자),라무르콜렉션(노키아),크레이저(모토로라) 등의 경쟁 제품들도 만만치 않은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