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가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로 개장 5년째를 맞은 벡스코는 조선 자동차 기계 물류 신발 등 부산의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전시사업을 활발히 펼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리허설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2001년 12월에 열린 2002 한·일월드컵 본선 조추첨과 지난해 11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부산을 전세계에 알렸다.

부산시 이영활 경제진흥실장은 "벡스코가 위치한 해운대의 뛰어난 자연경관과 부산이 세계 5위 컨테이너 처리 해양도시인 점을 살려 지역특화 전시컨벤션 산업을 펼친 결과 개장 3년째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회의개최 아시아 10위 도약=벡스코는 지난해 23건의 대형 국제회의를 개최,국제협회연합(UIA)이 집계한 국제회의 건수면에서 아시아 10위를 기록했다.

2001년 9월 공식 개장행사였던 '2001 부산국제모터쇼'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725건의 전시회(261건) 회의(989건) 이벤트(475건) 등의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벡스코를 찾은 관람객은 모두 1595만7000명에 이른다.

전시장 가동률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개장 첫 해인 2001년엔 국제모터쇼 등에 72만7000명이 몰렸다.

그 해 12월1일 5000여명이 직접 참관하고 세계 190개국에서 30억명이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본 초대형 행사인 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후 세계합창올림픽(2002년),세계컨벤션협회총회(2003년),ITU 텔레콤 아시아(2004년)에 이어 지난해 APEC정상회의,올해는 ILO(국제노동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의 등 해마다 굵직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가동률은 54%까지 치솟아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가동률이 59%,내년엔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의 주역=벡스코는 관광과 지역특화산업,상권 등 부산지역 경제에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리컨벤션 선인커뮤니케이션 드림코리아 등 전시기획 업체와 회의전문 기획사 등 20여개사가 부산에 뿌리를 내렸다.

벡스코 덕분에 조선과 영화산업 등도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조선해양대전은 37개국 996개사가 참가해 아시아 최대 규모로 자리잡았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올해 11년째를 맞이해 세계 영화계 시장을 넘보고 있다.

벡스코 주변 상권과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다.

이곳에는 2010년까지 롯데·신세계 백화점이 잇따라 개점한다.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수영만 매립지를 거쳐 센텀시티로 이어지는 아파트단지는 부산 최고의 주거단지로 부상했다.

○효율적 마케팅·전문인력 양성 시급=APEC 정상회의장으로 사용된 누리마루 APEC하우스의 효율적인 운영 및 전시컨벤션 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시컨벤션산업을 총체적으로 이끌 기구도 필요하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2004년 설립된 부산컨벤션뷰로와 벡스코,PCO(전문회의기획사) 업체 등이 따로 전시컨벤션 유치 마케팅을 추진,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분야별 특화된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한 과제다.

전시컨벤션을 유치하려면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