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은 인터넷 종합쇼핑몰 '1호 기업'인 인터파크가 주력사업 모델을 오픈마켓으로 바꾸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B2C(기업-소비자) 형태의 쇼핑몰 사업이 쇠퇴 조짐을 뚜렷이 하고 있는 반면 C2C(개인-개인 직거래) 방식의 오픈마켓은 빠른 속도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중 오픈마켓의 총 거래액은 2조2659억원으로 인터넷 쇼핑몰(1조7909억원)을 이미 압도한 상태다.

◆오픈마켓의 '판정승'

인터파크가 오픈마켓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0월 '숍 인 숍(ship in shop)' 형태로 '미니숍'이란 오픈마켓을 열면서부터다.

결과는 '미니숍'의 완승으로 나타났다.

2004년 4분기 3%였던 '미니숍'을 통한 매출 비중이 △2005년 1분기 16% △2분기 25% △3분기 42% △4분기 50%로 급증세를 탄 데 이어 올 1분기엔 60%까지 상승한 것.이종규 인터파크 홍보팀장은 "오픈마켓의 비중을 80%까지 높여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2년여의 '실험' 끝에 옥션 G마켓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오픈마켓 형태로 사업모델을 전환키로 했다는 얘기다.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매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해 왔다는 점도 오픈마켓 사업 확대로 방향을 틀 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상품 판매자들이 비싼 매출 수수료를 내고 쇼핑몰에 입점하는 대신 미니숍에 물건을 내놓으려고 하면서 자연적으로 미니숍을 통한 거래액이 늘어났다"며 "특히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도 미니숍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온라인 유통산업의 '원조'격인 인터파크가 오픈마켓으로 본격 변신할 경우 관련업계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마켓 시장은 지난 4월 CJ몰,6월엔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각각 신규 진출하는 등 대기업들의 각축무대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자회사가 모회사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

인터파크는 옥션과 함께 국내 오픈마켓시장의 '2강'으로 꼽히는 G마켓의 모기업이어서 더욱 주목을 끈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G마켓은 2000년 초 당시 인터파크 내 '구스닥 TFT'라는 기획부서가 독립,자본금 10억원으로 출발한 회사로 작년엔 거래총액이 1조800여억원에 달해 인터파크를 앞질렀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같은 업태를 놓고 경쟁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두 회사는 입점 판매상인 차별화 등으로 최대한 사업중복을 피하는 한편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