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경제 전체로는 민간소비가 연간 2조5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총 민간소비의 0.6%,국내총생산(GDP)의 0.3%를 차지하는 규모로 사행성 게임이 최근 경기를 둔화시키는 데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10일 재정경제부가 작성한 '사행성 게임장 난립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이용자들의 직접적인 손해액은 6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63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전국 사행성 게임장의 수익률을 평균 10%로 계산한 것이다.

사행성 게임장의 매출액은 작년 8월 상품권 지정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까지 1년간 발행된 경품용 상품권 31조6000억원어치가 게임장에서 평균 두 번 사용된 것으로 가정해 나온 결과다.

재경부는 이 같은 게임 이용자의 손해액 6조3000억원이 사실상 저소득층(게임 이용자)의 호주머니 돈이 고소득층(게임장 업주,상품권 발행사)으로 이전된 것으로 파악했다.

게임산업연구원과 문화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사행성 게임 이용자의 대부분은 월소득 200만원 이하의 근로자와 주부 실업자라는 게 재경부 설명이다.

때문에 소득계층을 5등분 했을 때 최하위 1~2분위 계층(월 평균소득 122만~216만원)에서 5분위(월 평균소득 637만원)로 6조3000억원이 흘러감에 따라 양측의 소비성향(소득액 대비 소비 비율) 차이로 약 2조5000억원의 소비가 감소했다고 재경부는 분석했다.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서 소비 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으로 돈이 이동해 그만큼 소비가 적게 일어났다는 얘기다.

실제 소득 1~2분위의 평균 소비 성향은 103%인 반면 소득 5분위는 소비 성향이 60%에 불과해 양측의 소비 성향 차이가 40%포인트를 넘는다.

소비 감소액 2조5000억원은 연간 민간소비(약 400조원)의 0.6%,GDP의 0.3%포인트에 달하는 규모다.

재경부 관계자는 "작년 이후 영세 자영업 등 바닥경기가 되살아 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사행성 게임 성행으로 인해 서민들의 소비가 위축된 탓"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행성 게임기 성행으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지난해 약 21만대에 달한 게임기 생산에 따른 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