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 랠리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0.85% 상승하며 1352.74로 마감됐다.

코스피지수가 135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5월25일(1395.47)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인플레 우려가 약화되는 가운데 미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자 국내 증시도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 또다른 징후라는 점에서 증시에 미칠 영향을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내부적으로도 아직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추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대형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살아난 매수세가 실적이 뒷받침되는 옐로칩(중가 우량주) 등으로 옮겨가며 지수 저점을 조금씩 높여가는 분위기인 만큼 종목별 접근이 유망하다는 견해가 많다.

◆ 추세 상승 속단하기는 이르다

코스피지수가 이날 장중 1360선을 넘어서는 등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자 시장에서는 1280∼1350의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뚫고 본격 상승세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상승은 인플레 우려 감소와 이로 인한 미 금리 동결,그리고 경기의 점진적 둔화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며 "연말까지 코스피지수 1450선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해 지난 5월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에서 오버슈팅으로 보인다"며 "경기를 의식하지 않으면 모를까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로 안도랠리가 나타나고 있지만 조만간 경기가 시장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경기 영향 등을 고려할 때 1280선 안팎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 저점이 다소 높아지겠지만 한 차례 조정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중가 우량주 중심의 선별 매수

증권사들은 9월 이후엔 순환매에 편승하는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8월 들어 강세를 보인 삼성전자 등 블루칩에서 최근 옐로칩으로 매수세가 확장되는 추세인 만큼 선별적 투자가 유망하다는 관측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가 상승 국면에서 블루칩과 옐로칩은 순환매 성격을 나타내왔다"며 "옐로칩의 경우 현재 외국인 비중이 32.7%에 불과해 블루칩에 비해 외국인 매수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블루칩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9배인 반면 옐로칩은 10.6배여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증권은 현대제철현대중공업 웅진씽크빅 유한양행 대웅제약 삼성증권 LIG손보 휴맥스 등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오현석 연구위원도 "그동안 주가가 덜 오른 중가 우량주 중심으로 패자부활전 성격의 순환매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변화가 큰 중소형주보다 유망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은 최근 2주간 현대모비스 삼성SDI 데이콤 등을,기관은 하이닉스 삼성테크윈 대우증권 등의 옐로칩을 순매수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